27일 첫 진로 채권자집회 ‥ 대한전선이냐 골드만삭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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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의 운명을 좌우할 채권자 집회가 27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처음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양대 채권자인 대한전선과 골드만삭스를 비롯 3백여 국내외 채권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당초 이날 집회에서는 미공개된 골드만삭스 등 해외투자자들의 진로 채권 보유 규모가 밝혀질 예정이었으나 다음달 24일로 전격 연기됐다.
1차 집회는 대한전선과 골드만삭스가 참석키로 해 관심을 끌었다.
양대 채권자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발언권을 행사할 경우 진로의 앞날은 물론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번 집회는 양측의 신경전으로 별 충돌없이 끝났으나 2차와 3차 집회에서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한전선은 채권 행사가 본격화될 2차 집회부터 최대 담보권자로서 권한을 적극 행사할 예정이다.
김성구 재무담당 상무는 "지금 단계에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특정 채권자가 자기 이익만 고집할 때는 견제하겠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대한전선은 전체 담보채권 3천5백억원 중 2천5백95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담보채권자다.
담보채권의 4분의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담보채권자 4분의3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회생 프로그램을 통과시킬 수 있는 진로엔 무서운 존재다.
골드만삭스도 파워게임에 밀리지 않기 위해 영향력을 최대한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무담보채권 2천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 무담보채권자다.
JP모건 도이체방크인터내셔널 파이낸스 등 외국투자지분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하고 있어 대한전선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우호지분을 더해 5천8백억원의 무담보채권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무담보채권 1조4천억원의 41% 이상이다.
회생 프로그램에 대해 무담보채권자 3분의2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진로는 골드만삭스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결국 진로의 앞날은 대한전선과 골드만삭스의 파워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