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금호 '페놀전쟁' 불붙었다..'중복과잉투자' 아랑곳없이 설비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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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원료인 페놀사업의 중복과잉투자 논란을 빚고 있는 LG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이 각각 독자적인 설비증설에 착수했다.
그동안 과잉투자를 피하기 위해 협의를 벌였던 두 회사가 각각 증설에 나섬에 따라 공급과잉 논란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금호피앤비화학은 기존 여수공장 부지에 페놀 연산 15만t, 큐멘 33만t 규모의 생산설비를 증설키로 하는 '상세설계 및 시공에 관한 계약'을 대림산업과 체결했다고 27일 발표했다.
금호비앤비는 증설이 완료되는 내년말에는 기존 생산능력과 합쳐 페놀28만t, 큐멘 42만t, 비스페놀에이(BPA) 15만t 등 국제 규모의 일괄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에 앞서 LG석유화학도 지난 14일 LG건설과 시공계약을 체결, 2005년까지 페놀 15만t과 BPA 12만t, 큐멘 25만t등을 생산 능력을 구축키로 했다.
◆과잉투자 논란
프로필렌, 벤젠→큐멘→페놀→BPA→폴리카보네이트로 이어지는 공정은 자동차용 해드램프나 대형 생수통 등 투명하고 열에 잘 견디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전 단계다.
그동안 큐멘~BPA 부문은 금호가 독점생산해왔으나 지난해 10월 LG석유화학이 신규사업 참여계획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 가운데 BPA는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여서 두 업체가 모두 증설해도 추가 수입이 필요할 정도다.
그러나 페놀의 경우 올해는 공급부족이지만 두업체가 증설을 완료하는 2005년이면 생산규모가 금호 28만t과 LG 15만t 등 모두 33만t에 달해 수요(금호 25만t, LG 29만t 각각 주장)에 비해 공급과잉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호와 LG 공방
양측은 올해초부터 LG석유화학 성재갑 회장, 김반석 사장과 금호피앤비화학 김태환 사장 등 최고경영자가 수차례 만나 중복투자 해소를 위한 협의를 벌였다.
그러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이번에 양사가 제갈길을 가게 됐다.
금호피앤비화학 고위관계자는 "최근 BPA 수요가 줄어드는 등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LG측에서 신규투자를 중단하기를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는 LG측이 3~4년간 페놀에 대한 신규투자를 늦출 경우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LG석화측은 "전단계인 프로필렌 벤젠을 생산하고 있는데다 다우케미칼과 합작사인 LG다우가 폴리카보네이트를 생산하는만큼 페놀사업을 해야 일관공정체계를 갖출 수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