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항공제조산업 집중화로 경쟁력 제고 ‥ '인수 배경.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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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정부 지원 아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권 인수에 착수함에 따라 '빅딜'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국내 항공기 제조산업은 대한항공의 '천하통일'로 귀결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한항공 주도의 새로운 항공통합법인이 순항하기까지는 여러가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이 KAI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결권의 3분의 1씩을 갖고 있는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또 그동안 3사 공동 관리체제로 유지돼온 KAI의 방만한 경영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구조조정도 단행해야 한다.
◆KAI,왜 대한항공에 넘기나=산업자원부는 항공산업의 경우 1국1사 체제에서 국가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한국도 예외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빅딜 이후에도 민수와 군수물량이 분산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인 셈이다.
특히 KAI는 출범 당시부터 과다한 부채와 통합법인의 경영주체를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경영상의 혼란을 겪으면서 2000년과 2001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구조조정을 통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긴 했지만 아직 누적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부 지원에 앞서 KAI의 내부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주인을 찾아주는 일이 시급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인 셈이다.
◆대한항공의 경영계획=대한항공의 항공제조 사업은 지난해 1천9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KAI의 독점 방산사업을 합쳐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우선 KAI를 인수해 기술 인력 설비를 통합 운영함으로써 상당한 수준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노무현 정부의 국방비 예산 증액방침으로 헬기 전투기 등의 항공기 발주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기종 및 부품 현대화에도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국내 단일 메이커라는 이점을 살려 보잉 에어버스 등으로부터 날개부품 기수동체 중앙동체 등을 수주할 때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현대차 입장=기존 주주인 삼성 현대차는 대한항공과 합의를 이룬 적은 없다면서도 대한항공이 지분인수를 요청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가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KAI 지분처리 문제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항공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주주로서 지분처리 과정에서 좋은 가격을 받겠다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대한항공도 산업자원부와 경영권 인수문제 등에 대해 협의중인 것으로 안다"며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만큼 사태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조일훈·이심기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