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sident@kdu.edu > 인간이 이 지구상에 존재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모든 인간 사회(혹은 나라)는 인간의 문화가 윤택하게 되는 과정에 저마다의 공헌을 했다. 어떤 사회는 다른 사회보다 더 많은 공헌을 했다. 그러나 장구한 세월 동안 각 사회는 자기네들이 문화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하기만 하다면,비록 그것이 다른 사회에서 전해져 왔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수용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한 수용과정에서 어떤 문화요소는 그 원산지가 뒤바뀐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공산품 생산에서 지속적인 품질개선을 뜻하는 대명사처럼 쓰이게 된 '카이젠'이라는 품질개선 공법은 일본의 독창적인 발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미국의 통계학자인 에드워드 데밍이 그 시조다. 반대로 '대량생산 방식(mass-production/assembly-line)'은 원래 중국의 발명이지만 미국의 발명으로 알려져 왔다. 즉 대량생산 방식은 미국의 '자동차 왕'으로 알려진 헨리 포드가 발명했고, 후에 알프레드 슬로안이 GM에 대대적으로 적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방식은 단시일에 공산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이점 때문에 20세기 미국 공산품 제조업계에 혁명을 가져 왔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 방식은 가격이 좀 비싸도 주문생산에서 얻을 수 있는 양질의 공산품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한동안 미국의 공산품 제조업체들은 조잡한 상품들을 양산하게 되었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 공과가 어떻든지 간에 대량생산 방식은 16세기에 중국이 도자기를 대량생산할 때 이미 사용했었다. 정부 직영 대량생산 공장에서 어떤 부서는 도자기의 초벌구이만 담당하고, 다른 한 부서는 유약을 칠하고, 또 다른 부서는 도자기의 가장자리 채색만 전담했다. 차를 끓이는 주전자, 찻잔, 접시 등은 이러한 여러 부서들을 차례로 거치면서 각 부서의 전문공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헨리 포드가 대량생산 방식을 소개했을 때 이 방식이 16세기 중국의 발명품임을 알고 배웠는지, 아니면 우연한 일치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만일 그 때에도 지식소유권에 관한 '특허'라는 것이 있어서 중국이 특허권을 얻어 두었더라면, 중국은 한세기 동안 서양으로부터 받았을 저작권 사용료가 천문학적인 숫자가 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