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동시에 아시아 각국의 환율제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미 제조업자협회(NAM)는 27일 연차보고서를 통해 "중국 위안화가 달러에 대해 실제가치보다 30∼40% 가량 저평가돼 있다"고 비난했다. 이 보고서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달러당 8.28위안으로 고정된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4.97∼5.80위안까지 올라가야 한다. 미 제조업자협회는 "중국 정부의 인위적인 위안화 약세 정책으로 대중 무역 적자가 해마다 크게 늘어나, 미 산업계가 커다란 타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어 "중국정부는 위안화 약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러에 대해 고정돼 있는 위안화 환율제도를 변동 환율제로 바꾸고, 위안화를 평가 절상시켜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IMF도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의 환율제도를 비판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마련, 곧 공표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고정 환율제나 관리 변동환율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 수준 이상의 외환을 보유,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한국 대만의 중앙은행들은 지난 98년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 수천억달러어치의 미국 자산을 사들여, 세계 경제 불균형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UFJ종합연구소의 스즈키 다카모토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통화 전체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서방 선진국들의 일반적 인식"이라며 "일본도 절상 요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1일부터 3일까지 일본과 중국을 연쇄 방문하는 존 스노 재무장관이 중국측과의 회담에서 위안화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