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봉제 곰인형 전문가가 '테디베어'의 본고장 미국에서 곰인형 박물관인 '테디베어 뮤지엄'개점 허가권을 따냈다. 화제의 주인공은 원명희 테디베어디자인하우스 사장(40).'테디'는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애칭 'Taddy'에서 따온 이름으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테디베어는 아티스트(제작자)에 따라 경매가가 수억원에 이를 정도로 인형제품 중 '명품'으로 취급된다. 미국은 주 정부를 통해 테디베어 박물관 설립을 직접 허가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 전역에 설립된 테디베어 박물관은 3백50여개나 되지만 외국인이 세운 것은 원 사장이 처음이다. 지난 18일 플로리다주 정부로부터 개점 허가 공문을 받은 원 사장은 다음달 7일 마이애미 어린이 박물관 내에 1백50여평 규모의 테디베어 뮤지엄을 오픈한다. 원 사장은 이곳에 20억원을 들여 37개국 세계민속 의상과 올림픽 경기 종목별 유니폼 등을 입은 곰인형 7백여점을 제작,전시할 예정이다. 원 사장은 "세계적으로 테디베어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테디베어 본고장에 진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 테디베어 아티스트를 대표하는 중책을 맡은 만큼 미국의 그 누구보다도 잘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 사장은 국내 테디베어 마니아 사이에선 '테디베어 교주'로 불린다. 홍익대 공예과를 졸업한 그는 인형 수출 무역회사에서 11년간 일하다 테디베어와 인연을 맺었다. 제작자의 이름을 세상에 남길 수 있는 분야라는 데 매력을 느껴 테디베어 사업에 나선 그는 무역회사 근무 당시 익힌 제작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97년 서울 롯데잠실 등의 백화점 문화센터에 '테디베어 만들기' 강좌를 국내 처음으로 열었다. 마침 외환위기 여파로 소호바람까지 겹쳐 신청자가 몰려 수강생을 제한할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가르친 수강생들이 지금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96개 백화점에 나가 강사로 활동하고 있지요." 원 사장은 이들을 통해 테디베어 제작에 사용되는 의류 등 원재료나 테디베어 조립 완구를 공급하고 있다. 그는 미국 진출을 계기로 테디베어 캐릭터를 이용한 사업도 활발히 전개할 계획이다. 미국 주 정부에서 공인받은 캐릭터라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게 원 사장의 계산.그는 미국 박물관 사업이 자리를 잡는 대로 디즈니랜드에도 테디베어 기념품숍을 여는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 원 사장의 꿈은 봉제인형 전문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원 사장은 "후배한테 '봉제인형 제작을 제대로 배우려면 어디로 유학가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했다"며 "마이애미에 테디베어 전문학교를 설립해 예술가 지망생들의 꿈을 키워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글=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