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취임한 중형 생명보험회사 신참 최고경영자(CEO) 4명이 '4인4색'의 경영혁신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부임한 알리안츠생명의 프랭크 러빈 사장은 '핵심역량 강화'를 경영 키워드로 내걸고 토·일요일도 반납한 채 일에 매달리고 있다.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그가 내린 첫 조치는 방카슈랑스 영업 포기 결정이다. 그동안 추진해온 판매채널 다각화를 접고 재무설계사를 집중 육성하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수정한 것.러빈 사장은 또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외부인력을 대거 충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취임한 윤여헌 동양생명 사장은 '효율증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요즘 영업소를 방문할 때마다 "올해 순이익 목표는 1천억원"이라고 강조한다. 작년에 자산운용 실패로 흑자규모가 1백65억원에 그쳤지만 '거품 걷어내기'를 통해 효율을 높이면 1천억원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 일환으로 취임하자마자 인력과 조직을 대폭 감축하기도 했다. 또 직원들에게 "작은 것부터 내실을 기하라"며 "전기세 물세까지도 10%씩 아낄 것"을 강조하고 있다. SK생명 유재홍 사장은 지난 5월말 취임 이후 직원들에게 '영업력 강화'를 경영화두로 제시했다. "요즘처럼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선 방만하게 일을 벌이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유 사장은 영업력 강화를 위해 무엇보다 '현장과의 열린 대화'에 공을 들인다. 공식적인 회의는 최소화하고 대신 매주 한 차례 이상 영업점을 방문하고 한 달에 한 번씩 호프데이 행사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영업관련 노하우와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지휘봉'을 잡은 박병욱 금호생명 사장은 '현장 중시형' CEO다. 취임 이후 첫 스케줄로 영업소를 방문한 데서 그 스타일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본인이 부서를 직접 찾아가 결재를 하는 'CEO현장결재' 제도도 도입했다. 아울러 본사의 지원부서 직원들에게도 보험모집 캠페인 등을 통해 영업현장의 감각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업을 핵심역량으로 하는 회사에선 지원인력도 전천후 영업맨이 돼야 한다'는 게 박 사장의 생각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