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골프와 어학연수,명품헌팅까지 부유층을 상대로 하는 해외여행은 국내불경기와는 상관없이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지는 것도 이들 분야의 해외 씀씀이가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홍콩과 고베,라스베이거스 등 해외유명 관광도시들에선 한국인 해외바캉스 관광객을 노리고 통역인원까지 배치한 보석 박람회가 연이어 열렸다. 이들 도시를 여행한 관광객들이 보석을 경쟁적으로 국내로 반입하는 바람에 지난 5~6월 두달동안 41만달러어치의 보석이 반입규정 위반으로 세관에 유치됐다. 이는 예년에 비해 20%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호화판 골프 여행도 급증추세다. 해외골프 여행은 지난 2000년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해 그 해 3만8천47명이 골프외유를 다녀왔고 지난해엔 해외골프족이 8만6천7백17명에 달해 일년새 1백27%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올들어선 상반기동안에만 4만9천4백33명이 인천공항을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돼 지난해 수준을 훨씬 넘어설 전망이다. ◆명품쇼핑 해외여행 일상화 인천공항세관에 올 상반기 중 유치된 물품을 보면 카메라가 3천4백27건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92%가 증가한 것을 비롯 △고급의류 5천6백80건(44%)△고급시계 8백35건(17.3%)△주류 3천8백44건(12.4%)△핸드백 2천7백33건(8.4%)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출국자를 대상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인천공항 보세판매장 내 귀금속 및 화장품 매장들도 지난 2년사이 1백%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매장은 2001년까지만 해도 일본인 등 외국인들의 구입이 많았으나 인천공항 개항 후 내국인이 더 많이 구매하고 있다. ◆해외교육도 달러 씀씀이 키우는 결정적인 요인 올 상반기 중 유학과 연수 목적으로 해외에서 지출된 돈은 총 8억2천90만달러(약 9천7백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교육 관련 해외지출 규모가 커진 원인은 최근 취업난 여파로 사실상 대학의 '필수코스'가 되어버린 대학생 해외 어학연수붐에 더해 초등학생에게까지 확산된 영어연수·조기유학 등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소비 국내유도' 위한 특단의 대책 시급 전문가들은 내년 7월부터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해외지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므로 해외소비계층의 국내유도를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골프인구를 국내에 최대한 잡아놓기 위해 국제경쟁력을 잃은 농지 등을 풀어 골프장을 대량 공급(건설)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경기도가 최근 파주 통일동산에 영어마을을 만든 것처럼 국내에서 영어 등 어학연수를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가 정책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소득층이 해외 유명브랜드상품 소비욕구를 국내에서 충족할 수 있도록 관련 관세를 낮춰 해외명품의 국내 판매가격과 해외 현지 가격차이를 줄이는 방안도 제안되고 있다. 김희영·이방실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