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이 고향인 직장인 김태훈씨(33)는 올해 부모님께 드릴 추석 선물을 집 근처 할인점에서 사기로 했다. 지난달 휴가 때 유럽 여행을 다녀오는 바람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아서다. 지난해까지 백화점을 이용했던 그는 "주고 받는 사람 모두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할인점 물건도 정(情)을 담기엔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동네 대형 할인점에도 선물세트가 진열되기 시작했다. 할인점들은 불황엔 저렴한 선물을 선호하는 '실속파 고객'이 몰릴 것으로 보고 중저가 상품을 작년보다 10% 이상 늘렸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일부 할인점들은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전국 어디든 무료 배송도 해 준다. 대형 할인점들이 추천한 선물세트를 살펴보면 10만원을 밑도는 실속형 제품이 대부분이다. 신세계이마트는 '동원참치 25-2(2만8백원)' 선물세트를 추천했다. 이 제품은 참치캔(1백65g, 12개)과 런천미트(2백g, 4개)로 이뤄져 있다. 샴푸 린스 보디로션 보디클렌저 비누 등으로 이뤄진 '유니레버 미용세트(1만4천5백원)'도 눈길을 끈다. 올해 처음으로 나온 '상황버섯 진액 골드세트'는 홍삼액기스와 상황버섯을 주 원료로 동충하초 영지버섯 등이 혼합된 제품. 가격은 6만8천원이다.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는 단독기획 상품인 '참숯 자수 옥매트(9만8천원)'가 적당하다. 홈플러스에서는 다기세트 피어스클럽세트 토종꿀세트 등이 눈길을 끈다. '홈플러스 토종꿀 고가구세트(5만2천원)'는 강원도와 지리산 일대에서 나온 꿀을 도자기에 담고 다시 고가구 상자로 포장한 제품. 6백g짜리 2병으로 구성돼 있다. 다기세트 중에서는 상감 문양에 고급스러운 암색을 더해 만든 흑상감 투각 다기가 2만6천원에 판매된다. 주류 선물로는 위스키(피어스클럽 5백㎖), 와인(메독와인 7백50㎖), 위스키잔 2개 등으로 이뤄진 '피어스클럽세트'가 눈길을 끈다. 4만9천8백원인 이 상품은 1천세트만 한정 판매된다. 롯데마트는 '골드키위 선물세트'와 '프라임 냉장육 세트' 등을 권한다. 골드키위 세트는 바이어가 5개월 전부터 뉴질랜드 산지를 오가며 단독으로 기획해 내놓은 상품. 20개들이 1상자 가격이 3만8천원으로 백화점 물건보다 가격이 1만원정도 싸다는 설명이다. 손상을 막기 위해 포장은 현지에서 이뤄졌다. '프라임 냉장육 세트(13만∼14만원)'는 미국산 쇠고기 중에서 3% 정도만 인정받는 최고급육인 프라임 등급만으로 제작한 것으로 고급 상품에 맞게 숯등바구니에 담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그랜드마트의 추천상품은 더덕세트(2kg, 6만3천원)와 PB김세트(2만7천원)이다. 원하는 상품을 골라 따로 포장할 수 있는 맞춤세트도 추천했다. 그랜드마트는 사과 배 밀감 오렌지 등을 고객이 원하는 수량만큼 따로 포장해 준다. 정육도 6백∼8백g 단위로 세분화해 부위, 양, 포장지까지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뉴코아 킴스클럽은 "유난히도 건강에 관심이 많은 요즘엔 친환경 과일세트가 좋을 것 같다"며 킴스클럽 매장에 있는 친환경식품 전문 브랜드인 올가의 과일세트를 권했다. 사과세트(5kg)가 2만5천∼4만원선이고 신고배 세트(7.5kg)는 6만∼9만원선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