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입맛이 고급화된 탓일까. 명절 먹거리 선물세트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얼지 않은 상태로 유통되는 냉장육이 냉동 갈비세트 자리를 급속히 잠식하고 있고 와인은 독한 술을,올리브유는 콩식용유를 대체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5년간 명절 선물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냉장육 와인 올리브유 등이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새로운 간판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명절 선물인 정육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냉장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까지만 해도 4.8%에 그쳤으나 올 설엔 30%로 높아졌다. 반면 냉동 갈비세트가 매출에서 점하는 비중은 이 기간 중 90%대에서 50%선으로 급락했다. 주류에서는 와인과 저알코올 전통주가 위스키 문배주 등 독한 술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한때 명절 주류 매출의 70%를 차지했던 위스키와 코냑은 지난 설에 60%로 비중이 작아진 반면 와인의 비중은 2000년 20%,2003년 30%로 커졌다. 전통주의 경우 신세계가 올해 추석 선물세트로 내놓은 25종 가운데 머루술 복분자술 오디술 등 16도 안팎의 저도주가 15종이나 됐다. 1998년엔 선물 주류 27종 가운데 18종이 문배주 이강주 안동소주 등 40도 이상의 독주였다. 식용유에서는 콩식용유 대신 올리브유를 비롯한 고급 유가 뜨고 있다. 1998년 추석엔 콩식용유 선물세트 수가 10개 이상이었지만 올 추석 카탈로그에서는 올리브유 포도씨오일 아보카도오일 등 고급 유가 식용유 선물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