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세대교체의 바람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60세 이상 용퇴론'으로 파열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도 외형적으론 '신당 논란'을 벌이고 있지만,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물갈이론'이 핵심이다. ◆민주당=수개월째 지루한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신당 논의의 핵심은 세대교체에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신당파 의원들은 노무현 정권의 탄생과 함께 권력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여권의 '간판'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대선 때 노무현후보가 "민주당을 확 뜯어 고치겠다"고 공언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그 때부터 신당 논의가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구당파측은 "누가 누구를 나가라고 하느냐"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구당파측은 '물갈이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세대교체 대상으로 지목받는 인물들로부터 온갖 혜택은 다 받아놓고 이제 와서 갈아치우자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원희룡 기획위원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용퇴론'파문은 당 전체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원 위원장을 비롯한 소장파들의 '물갈이 불가피'주장에 대해 지난 28일 재선의원 그룹과 중진 의원들이 조직적 저항 형태를 보이며 한바탕 '비난전'을 벌인데 이어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일에는 이와 관련된 의원 연찬회가 예정돼 있다. 소장파들은 '용퇴론'을 거론한 이유에 대해 당의 노쇠한 이미지로는 더 이상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설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최병렬 대표가 출범하면서 '노장청' 조화를 내세우며 젊은 의원들을 주요 당직에 대거 기용했음에도 지지도가 오르지 않고 있는 게 이를 반증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재선·중진들은 "나이만 갖고 물러나라는 것은 '신판 고려장'과 다를 게 없다"며 "도덕성을 따질 때 소장파 중에도 문제 있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특히 '용퇴론'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지도부를 비난하면서 '노선 투쟁'을 공언,싸움은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