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급등, SK텔레콤 하락.' 하나로통신의 자금조달방식을 둘러싼 LG와 SK그룹간의 힘겨루기가 SK측 주장대로 외자유치쪽으로 결정나자 시장은 이렇게 반응했다. 하나로통신은 유동성 위기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보인다. 그러나 LG와 SK텔레콤의 주가 방향은 의외였다. LG그룹이 집착하는 유상증자안이 부결되자 ㈜LG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반면 유선사업쪽 진출의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한 SK텔레콤 주가는 떨어졌다. LG의 주가상승은 단기적인 자금부담이 없어졌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하나로통신이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데다 향후 추가투자의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러나 일단 유상증자안이 부결됨으로써 적어도 LG는 자금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LG가 외자유치안에 동의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만일 외자유치안에 반대할 경우 LG는 또다시 하나로통신 리스크를 안게 된다. SK텔레콤도 나름대로 부담을 지게 됐다. 우선 하나로통신이 발행한 CP(기업어음) 1천2백억원어치를 떠안는 게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하나로통신이 M&A의 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 경우 SK텔레콤과 LG가 지분경쟁을 벌이게 돼 자금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외자유치가 성사되면 SK텔레콤이 유선사업부문에 진출,KT와 KTF에 맞서 유무선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시각도 많다. 동원증권 리서치센터 양종인 팀장은 "SK텔레콤의 외자유치안을 LG가 주주총회에서 거부할 경우 하나로통신이 M&A의 타깃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총이 열리기까지는 하나로통신 주가가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