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B형간염 등 각종 질병에 감염됐다고 의심이 가는 혈액이 대량으로 시중병원으로 유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는 1일 서울 공덕동 사회복지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적십자사 내부자로부터 병원균 감염이 의심되는 헌혈자 수백여명의 혈액이 수혈용 또는 의약품 원료로 출고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는 "헌혈유보군으로 분류된 헌혈자의 혈액이 출고된 사례와 이런 헌혈자에게 지속적으로 채혈을 반복 시행한 사례, 과거 양성 판정을 받은 헌혈자가 부적격 혈액으로 분리되지 않은 채 출고된 사례 등이 제보됐다"고 밝혔다. 네트워크는 또 "제보 내용은 에이즈 매독 B형간염 말라리아 등 병원균 감염이 의심되는 헌혈자들의 혈액이 출고됐다는 것"이라며 적십자사 내부 자료를 인용해 대표적인 사례 7건에 대해 설명했다. 네트워크는 이와 관련, 수백건의 제보자료를 부패방지위원회에 신고하고 위원회가 사실 확인 조사를 신속히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네트워크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적십자사는 혈액안전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특히 적십자사는 혈액사업 운영체계를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