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점포 '온라인 사업'] 옥션 '요리짱' 전옥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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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창업 열기가 뜨겁다.
전업주부가 자신의 특별한 취미를 살려 온라인 창업으로 대박(?)을 터뜨렸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온ㆍ오프라인을 같이 하는 사업자의 경우 온라인 매출이 실제(오프라인) 점포 매출을 추월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오프라인에 머물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다.
'제2의 점포'인 온라인 가게가 오프라인 점포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수익은 어느 정도 나는지, 성공비결은 무엇인지, 어떤 온라인 가게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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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남시 감일동에서 반(半)조리식품 납품업을 하는 전옥철씨(41).
직원이 7명에 불과하긴 하나 금강레트로트종합식품이란 조그만 회사의 사장이다.
그는 사이버 장터인 옥션에선 '요리짱'으로 통한다.
'∼짱'이란 이름 그대로 옥션 구매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파워셀러(power seller)'다.
옥션에선 월매출이 두 달 연속 1천만원을 웃돌아야 '파워셀러'로 불린다.
전 사장은 지난 1월 '요리짱'을 열어 3개월만에 파워셀러 반열에 올랐다.
방문자수는 옥션 판매자 홈페이지 1천여개중 가장 많다.
전 사장은 인터넷으로 팔릴까 의심스러웠던 반조리식품을 인기상품으로 만들어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낸 화제의 인물이다.
반조리식품 납품업이란 냉면을 예로 들자면 냉면육수 냉면김치 비빔장 등 냉면 재료를 배달해 주는 것이다.
"절에 있는 큰 솥으로 음식을 만들어 나눠 주는 거라 생각하면 됩니다. 대기업이 만드는 인스턴트 식품에 비해 맛이 좋을 수밖에 없죠. 가격경쟁력도 앞섭니다. 탕류의 경우 메이커 제품은 4백50g에 2천8백∼3천원인데 비해 우리 제품은 6백g에 2천원입니다."
전 사장은 기존 오프라인 점포(물류센터)를 통해 수도권 거래처(식당)에 반조리식품을 납품한다.
전 사장의 온라인 가게는 모두 8개.
옥션 뿐만 아니라 인터파크 LG이숍 등에도 입점해 있다.
지난 7월엔 옥션에서 3천1백만원을 올리는 등 온라인 매출이 6천만원에 달했다.
같은 달 오프라인 매출은 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오프라인이 더 많지만 매출총이익(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ㆍ일명 마진)은 온라인이 앞선다.
지난 7월 온라인 매출이익은 1천7백만원으로 오프라인 8백만원의 2배가 넘었다.
온라인쪽 마진율(30% 안팎)이 오프라인(7∼8%)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온라인은 결제가 빨라 자금회전에서도 유리하다.
미수채권이 발생할 염려도 적다.
"옥션에서는 상품 발송 후 4일 내지 일주일 안에 입금이 됩니다. 이에 비해 오프라인 거래처인 식당의 경우 결제해 주는데 20일 가량 걸립니다. 식당 미수채권은 매출의 2∼3%쯤 됩니다."
연중 매출이 고르다는 것도 온라인의 장점이다.
온라인에선 한겨울인 1월에도 냉면 판매가 인기를 끈다.
배송에서도 이점이 있다.
온라인의 경우 점포 앞에 물건을 내놓기만 하면 택배회사가 알아서 배송해 준다.
온라인이라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식당에선 반품이 거의 없는데 반해 온라인에선 반품률이 1% 정도 된다.
반품률을 낮추기 위해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또 고객 한사람 한사람의 취향에 맞춰야 하고 그만큼 손이 많이 간다.
전 사장은 "외상거래나 소량주문 등으로 별 이득이 없는 식당 거래처를 조금씩 정리하고 온라인에 역량을 더 투입할 생각"이라며 "매출액에서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매출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처음부터 온라인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장담하긴 어렵다"면서 "이미 오프라인 점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온라인에 도전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