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 할지,울어야 할지.' ㈜LG 주가가 전날 10% 가까이 오른 데 이어 2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이 회사 목표주가를 올리고 매수의견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기업가치가 크게 좋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 근거는 LG가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장악에 실패한 데서 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LG는 SK그룹과 하나로통신의 자금 조달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대주주인 LG는 유상증자를 하자는 입장이었고 SK는 외자유치를 주장했다. 그러나 논란끝에 LG의 유상증자안은 부결되고 SK의 외자유치안이 이사회에서 통과됐다. 이후 LG는 유상증자에 따른 자금 부담이 없어졌다는 측면이 시장에서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 반응에 대해 LG쪽 입장은 답답하기만 하다. 주가가 오르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 이유가 그룹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하나로통신 인수가 불투명해졌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LG는 과거 데이콤을 인수하고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낼 때 비판을 무릅쓰고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그만큼 통신사업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하나로통신을 인수,자체 통신망을 통해 유·무선서비스를 실시한다는 통신사업 계획을 완성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데이콤 등의 경영상태를 볼 때 하나로통신 인수가 불발되면 통신사업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다. 이와 관련,LG 관계자는 "외자유치는 주총 결의사항인 만큼 주총에서 반대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 참여주식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안건인 만큼 LG가 반대할 경우 외자유치안이 통과될지 불투명하다. 이같은 상황이 현실화되면 LG의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는 하나로통신 경영권을 장악하려고 하지만 시장은 그와 반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주총 등 여러 과정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