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합병 등을 통한 은행 대형화에 대해 금융시스템의 위험 확대,독과점 폐해 가능성 등을 들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총재는 2일 한은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 주최한 '금융그룹화의 영향과 정책과제' 세미나 축사를 통해 "금융회사의 대형화가 이뤄질수록 금융회사간 구조와 특성이 유사해지고 상호 의존도가 커져 금융시스템 전반에 걸쳐 오히려 위험이 증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대형화만이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합병을 통한 금융그룹화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대형 금융회사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는 동시에 경쟁은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총재는 "지금까지 진행돼 온 대형 금융회사 중심의 구조 재편이 과연 바람직한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특히 합병인가 기준과 금융산업의 적정 경쟁수준 등 금융산업 경쟁정책 방향에 대한 재검토 작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