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만기 10년 이상인 '장기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3일부터 만기 10년 이상 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현재보다 1.5%포인트 이상 내린다. 이에 따라 현재 연 8% 내외에 이르는 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6∼7%로 낮아지게 됐다. 국민은행이 금리를 대폭 내려가며 장기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내년부터 정부가 시행하는 모기지론(주택저당채권담보대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3년만기 대출과의 금리차 축소 =국민은행은 그동안 연리 8∼9%짜리 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팔아 왔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자부담을 덜기 위해 연리 5.5∼6.5%짜리 CD(양도성예금증서) 연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선호했다. 이번에 국민은행이 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 6∼7%로 내림에 따라 만기 3년짜리 CD연동형 대출금리의 격차는 2%포인트 이하로 좁혀지게 됐다. 여기에다 만기 10년 이상 장기대출은 연간 최고 6백만원까지 소득공제혜택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CD연동형 대출금리와의 차이는 0.5%포인트 정도로 줄어든다. 외환은행도 최근 장기 주택담보 대출 금리를 대폭 낮춰 만기 3년 대출금리와의 차이를 0.5%포인트 이내로 좁혔다. ◆ 내년 주택담보 대출시장의 핵, 모기지론 =정부는 무주택자의 내집마련을 돕기 위해 내년부터 모기지론을 도입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무주택자는 집값의 70%를 20년간 빌려 집을 구입하는데 쓸 수 있다. 모기지론이 실시되면 그동안 CD연동형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해 왔던 은행들의 주택담보 대출영업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모기지론의 대출이자는 연 6.8%. 하지만 대출이자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감안한다면 실질 대출이자는 연 5.7% 내외로 낮아지게 된다. 특히 모기지론은 대출기간이 20년에 달하고 대출한도(구입가의 70%)도 많아 '목돈 없는' 서민들로부터 인기를 끌 전망이다. ◆ 은행 장기대출 vs 모기지론 뭐가 다른가 =모기지론과 은행 대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출금리의 변동성 여부다. 모기지론은 20년간 동일한 대출 이자율이 적용되는데 반해 국민은행의 장기 대출은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대출이자율이 변동된다. 향후 금리가 상승할 경우 은행 장기대출을 받은 고객의 이자부담은 늘어난다. 대출한도 면에서도 모기지론이 시중은행의 장기 대출에 비해 유리하다. 모기지론은 집값의 70%까지 빌려준다. 반면 은행의 대출한도는 담보가의 60%다. 여기다 '방 공제(방 개수에 따라 대출한도를 줄이는 것)'까지 감안하면 은행의 실질 대출한도는 담보가의 50% 내외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출자격 면에서는 모기지론이 무주택자로 한정되는데 반해 은행 대출은 제한이 없다는게 장점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