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 또 하나의 거대 산업단지를 세운다.' 전국에 퍼져 있는 국가 및 지방산업단지는 국내 경제의 핵심 거점이다. 입주한 업체 수만 2만6천9백여개에 달해 그야말로 국내 제조업의 메카를 이루고 있다. 이들 산업단지가 디지털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아날로그 시스템과 굴뚝 공장의 획일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e비즈니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최적의 정보환경 조성에 나선 것이다. 정보기술(IT)과 인터넷의 발달에 힘입어 기업활동의 디지털화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등장한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특히 국내에서는 전체 산업단지의 90% 이상을 정보화와 e비즈니스 기반이 약한 중소 제조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어 국가적인 디지털화 작업이 시급했다. 이에 따라 한국산업단지공단은 2000년부터 전국 디지털산업단지 구축사업을 벌여 지난달 3차 사업을 완료했다. 전국 주요 산업단지들을 11개 권역(광역시ㆍ도) 44개 단지로 대폭 확대 개편하면서 'e산단'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통합된 것이다. ◆ e산단(esandan)은 온라인 속의 산업단지 =산업단지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와 입주 기업 및 생산제품 정보를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산업단지 전문 포털 사이트다. 기존에 각 지역별로 운영되던 사이트를 단일 브랜드로 통일시켜 전국 주요 산업단지 내 입주 업체 2만여개를 온라인상에서 하나로 묶었다. 일종의 '디지털벨트'인 셈이다. 각 지역별 사이트와 허브 사이트(www.esandan.net)를 통해 어디에서나 쉽게 접속할 수 있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테크노파크 등 15개 기관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선진 외국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시도다. ◆ 내년 7월까지 4차 전국디지털산업단지 구축사업 완성 =지난 2000년 5월 안산지역(반월ㆍ시화국가산업단지)을 대상으로 1차 시범사업이 실시됐다. 이듬해인 2001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시행된 2차 사업에서는 기존 경기권역과 서울권을 포함한 신규 5개 권역(서울디지털ㆍ옛 구로공단, 인천남동, 구미, 부산, 광주권역)을 추가하면서 이들을 연결하는 포털사이트 구축이 완료됐다. 이번 3차(2002년 7월∼2003년 8월) 사업에서는 대전 울산 전북 전남 경남 등 5개 권역이 다시 추가됐고 서비스와 콘텐츠 등이 대대적으로 확대 개편됐다. 마지막 단계인 4차 사업은 내년 7월까지 이어지며 나머지 대구 충남ㆍ북 강원도가 포함돼 명실공히 전국의 산업단지가 단일망으로 네트워크화될 예정이다. ◆ 기업들 e산단을 통해 경쟁력 강화 모색 =이번 e산단 개통으로 향후 입주 업체들은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생산제품 DB 서비스'. 타 산업단지 내 입주 업체의 어떤 제품이라도 제품명, 모델명, 제조회사, 각종 산업코드만 입력하면 검색이 가능하다. 3만1천여개 제품들이 2D,3D 이미지로 제공돼 마치 실제 제품을 보는 것처럼 살펴볼 수 있다. e마켓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로는 '우수상품 홍보관 서비스'를 첫 손가락에 꼽을 수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제품만을 선정해 홍보함으로써 업체가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도록 돕는다. 외국 바이어 및 해외박람회 등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전 세계 기업 정보에 대한 검색이 가능토록 한 '온라인 수출지원 서비스'와도 연계돼 인력과 비용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판매를 지원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