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등 신체의 특징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생체인증 개발 경쟁이 일본 산업계에 뜨겁게 불붙고 있다. 생체인증 기술을 응용한 상품의 시장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시설 보안,전산망 보호 등 안전 관리에 긴요한 첨단기술로 주목받으면서 신제품이 앞다퉈 쏟아져 나오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는 최근 손가락 정맥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이 기술을 탑재한 출입문 개폐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과 접촉하면 흡수되는 근적외선을 이용한 것으로 센서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정맥 부분이 그림자로 화상처리돼 화면에 나타난다. 손가락 굵기 등 각 개인의 신체적 차이를 구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외부 온도 변화에 따라 혈관이 팽창,수축할 때도 본인 여부를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본인 여부를 판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초. 지문판독 장치에 비해 훨씬 정교해 연구소 은행 등 고도의 보안이 필요한 곳에 적합한 장치라고 히타치는 자신하고 있다. 정맥을 이용한 본인 확인 장치는 후지쓰도 손바닥으로 정보를 판독하는 제품을 개발,연말까지 시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문을 활용한 생체인증 기술도 빠른 속도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손가락 표면이 아닌 내부의 지문을 판독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앞으로 1년 내에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얼굴의 화상을 이용한 생체인증 기술에서는 도시바,NEC가 선두주자로 나서 이미 지난해에 제품을 출시했다. 전문가들은 테러 방지와 산업 스파이 퇴치 등을 위해 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제품의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데다 범죄 증가로 일반 가정 수요도 급증,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히타치제작소는 손가락 정맥의 인증장치 하나만으로도 국내 시장에서 1천억엔 상당의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