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SBC)은 3일 한미은행의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방안을 현 단계에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카이 나고왈라 SBC 기업금융본부장 겸 아시아 총괄 책임자는 국내 소매금융 진출과 관련해 이날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은행에 대한 현재의 지분(9.75%) 보유 수준에 만족하고 있으며 지금은 한미은행의 주주와 경영에이해를 높여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고왈라 본부장은 그러나 "한국 금융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은행에 대한 지분 추가 매입이나 다른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 신용카드사 인수 등의여러 대안에 대해 가능성은 항상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나고왈라 본부장은 한미은행 경영 참여 문제에 대해 "경영진과 주주들이 원한다면 이사회에서 1개 의석을 받아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SBC가 고객의 필요에 따라 금리와 상환기간 조정이 가능한 맞춤형 개인 신용 대출상품을 통해 소매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며 앞으로 3∼5년 이내에 시장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드노마 SBC 소매금융 본부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소매금융시장의 하나인 한국 시장에 대해 면밀히 검토했다"고 전제하고 "이번 사업은 한국에서 앞으로150년에 걸쳐 영업을 해 나가는 장기 계획을 통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노마 본부장은 또 "내년 하반기에 주택장기대출시장인 모기지시장에 진출하고2005년에는 종합자산관리서비스와 중소기업 서비스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BC는 첫번째 상품으로 까다로운 대출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출 금리나 기간, 상환 방법을 고객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개인신용 상품을 출시하고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3천만원, 최장 5년까지 연 10∼23%의 금리가 적용할 방침이다. SBC는 또 소매금융망 확충을 위해 올해안에 내근직과 영업직을 포함, 120여명의전담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드노마 본부장은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신용도에 관계없이 동일한 금융상품이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의 필요에 따라 상환기관과 이자율을 조절할 수 있는 금융상품의 수요가 꽤 있다는 것을 시장 조사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SBC는 소매금융시장 진출을 기념해 이날 처음으로 계약을 맺은 고객과 담당 직원, 협력사 대표 등을 초청해 은행과 고객 명의로 3개 자선단체에 성금을 기탁하는 행사도 가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