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영화직물을 인수해 모션헤즈로 이름을 바꾸며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선언한 김석동 전 쌍용투자증권 회장이 허위사실 유포와 불공정 매매주문 등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3일 모션헤즈 등 4개 기업의 주가조작 사실을 적발하고 관련자 12명을 증권거래법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최대주주 등과의 주식거래 내용 및 금전대여 사실을 공시하지 않은 모션헤즈에 대해 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김 전 회장 등 5명은 자기자금 없이 인수예정 주식을 담보로 모 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섬유회사인 영화직물을 인수, 회사명을 모션헤즈로 바꾸면서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들은 또 회삿돈 2백19억원으로 페이퍼컴퍼니나 적자기업 10개사를 일시에 인수하고 이들 기업이 유망업체로 변모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감독원 조사결과 모션헤즈가 인수한 기업의 주식은 이들 주가조작 세력이 갖고 있었으며 회계법인의 평가 없이 비싼값에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전 회장 등은 또 보유지분을 단기간에 매도하지 않기로 협약을 맺었다는 내용을 발표한 뒤 실제로는 여러 증권회사의 계좌를 통해 분산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7개월 만에 모션헤즈 경영권을 제3자에게 넘겼다. 김 전 회장은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전 회장 등은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장밋빛 전망을 발표해 주가를 올린 다음 주식매매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말했다. 증선위는 김 전 회장 등에게 인수자금을 불법 대출한 T상호저축은행 대표도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