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투자를 지향하는 외국계 펀드가 신세계아이앤씨 탑엔지니어링 등 우량 코스닥기업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외국계 펀드는 이들 투자기업의 가치가 수년에 걸쳐 몇배씩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타'가 성행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에서 이들의 등장은 투자패턴을 다양화시키는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외국계 펀드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코스닥기업은 5개사에 달하고 있다. 탑엔지니어링 신세계아이앤씨 인터플렉스 렉스진바이오텍 한국신용평가정보 등이다. 탑엔지니어링의 경우 세계 최대 펀드 중 하나인 피델리티펀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에 걸쳐 탑엔지니어링을 집중적으로 매입,지분 5.6%를 확보했다. 증권사 국제영업팀 관계자들은 피델리티펀드의 투자유형을 염두에 뒀을 때 2∼3년 이상 장기적으로 지분을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피델리티펀드는 수개월동안 돈을 굴려 20∼30%의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가 아니라 통상 몇년동안 몇배의 주가상승을 목표로 투자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한신평정보를 10% 이상 들고 있는 스탠더드퍼시픽캐피털은 피델리티펀드보다도 더 장기투자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신평정보 관계자는 "5년 이상 10배의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국의 유망 중소기업에 집중투자하는 펀드도 코스닥시장에 들어왔다. 아틀란티스코리안스몰러컴퍼니즈펀드는 최근 신세계아이앤씨를 10만주 이상 사들여 5% 이상 주요주주로 등록됐다. 이 펀드는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자금을 집중시키는 펀드로 알려져 있다. 인터플렉스와 렉스진바이오텍 주식을 사들인 J&W셀리그만이나 CAM-GTFLTD 등도 중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펀드다. 이들 장기투자 펀드와 함께 단기차익을 노리는 펀드도 5% 이상 지분을 사들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팬롱숏케이만파트너스(탑엔지니어링)나 GMO이머징마켓펀드(렉스진바이오텍) 등은 다른 펀드에 비해 투자기간이나 목표수익률을 상대적으로 낮게 잡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사들인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면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