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는 한국에서 수조원어치의 부실채권을 사들여 기업구조조정 사업을 벌여 왔습니다. 이같은 경험은 외환은행의 기업금융 부문에 긍정적인 기능을 할 것입니다." 미국 론스타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아들인 외환은행의 이강원 행장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항간에 제기되고 있는 '기업금융 위축'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또 올 상반기에 낸 1천6백여억원의 적자는 3ㆍ4분기중 모두 해소하고 4ㆍ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순이익을 내 올해 1천억원 이상 당기순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이 행장과의 일문일답. -론스타와의 딜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딜은 서울은행 조흥은행 등 과거 은행 매각 사례와는 확연히 다른 구조다. 매각이라기보다는 외자유치를 통한 자본확충이라고 하는게 더 적절하다. 매각의 경우 은행에 신규자금 유입이 거의 없는게 일반적이다. 반면 이번 외환은행 딜은 론스타가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일부 구주를 매입, 경영권을 확고히 하는 구조로 짜여졌다. 론스타는 총투입대금 1조4천억원중 1조1천억원(총주식의 42%)을 신주를 인수하는 데 썼고 구주 인수 규모는 9% 수준인 3천억원에 불과했다. 은행에 1조1천억원이 고스란히 현금유입됐다는 점에서 자본확충의 의미가 강하다고 봐야 한다." -론스타가 일본에서 도쿄스타은행을 인수한 후 기업대출을 모조리 줄였다는데 외환은행도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아닌가. "론스타는 한국에서 자산관리공사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수조원어치의 부실채권을 사들여 기업구조조정 사업을 벌여 왔다. 론스타가 갖고 있는 이같은 기업구조조정 경험은 외환은행의 기업금융 부문에 오히려 긍정적인 기능을 할 것이다. 참고로 외환은행의 여신비중을 보면 가계대출이 37%로 타행(평균 40%수준)보다 낮은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47%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앞으로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대출마케팅을 벌여 중소기업 여신비중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향후 확장적인 영업정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인가. "신규자금이 유입되더라도 △수익관리 △위험관리 △비용관리로 요약되는 기존의 경영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계수 위주의 무리한 확장은 지양하고 질적성장을 중시하는 경영전략을 지속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여신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조정할 계획이 있는지. "여신포트폴리오에 대한 조정은 이미 마무리 단계에 있다. 그 방향은 △우량중소기업과 개인대출은 수익성과 위험관리 원칙을 지키면서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건설 부동산 등 특정업종에 편중된 여신은 적정수준으로 조정하며 △계열 대기업 편중여신 증가도 억제하는 것이다. 이미 대기업 여신은 올초 32조90억원에서 지난 6월 28조3백79억원으로 줄여놨다. 이에 따라 총 원화대출에서 기업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13%에서 11%로 낮아진 상태다." -향후 실적 전망은. "상반기엔 SK글로벌 사태와 카드부문의 실적악화로 인해 1천4백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정도 손실은 3ㆍ4분기중 모두 해소할 수 있다. 4ㆍ4분기엔 본격적으로 당기순이익을 내 올 연말 당기순이익이 1천억원대를 기록할 것이다. 이는 내부적으로 세웠던 8백59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내년엔 충당금을 6천억원 쌓고도 5천억∼7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2005년엔 충당금 5천억원에 당기순이익 1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 법 규정 때문에 미국 현지법인과 지점을 폐쇄해야 한다는 우려가 있는데. "우선적인 목표는 유예기간을 가급적이면 길게 받아내는 것이다. 지점 폐쇄가 불가피하다면 핵심역량을 보존하는게 우선이다. 핵심역량은 현지에서의 기업대출과 개인의 송금ㆍ환전 기능이다. 현재 LA지점에서 하고 있는 제한적인 영업점(Limited Purpose Agency)은 최소한 확보할 생각이며 이를 위해 미국 금융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금융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인력도 교류하고 수수료는 나눠 갖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