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상경대학 이효수(李孝秀·52·경제금융학부) 교수가 오는 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노사관계학회(IIRA) 제13차 세계학술대회 전체회의 의장으로 선임됐다. IIRA는 각국의 노사관계학회가 가입돼 있는 이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학회로 한국인이 의장을 맡기는 이 교수가 처음이다. 이 교수가 국제학술대회에서 중책을 맡게 된 것은 1995년 자신이 개발한 'PDR(Production·Distribution·Rule Making) 시스템 이론'이 학계로부터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PDR 시스템 이론은 고용관계를 생산 분배 룰의 제정 및 집행과 관련해 노·사·정 사이에 일어나는 일체의 상호관계로 설명한다. 따라서 생산 분배에 대한 제도가 최적결합 상태에 있을 때 노사관계는 균형상태를 이루어 안정된다는 이론이다. "생산 분배 룰의 제정과 집행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고 이들은 주변환경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지요.이 과정에서 마찰이 불가피하지만 노사는 윈윈 전략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교수는 현재 우리의 노사관계는 파워게임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주5일제의 경우 룰 제정과정에서 이해 당사자들이 밀리면 안된다는 극한 대립을 보였다는 것.경영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노사가 이를 통해 세계적 기업으로 가겠다는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파워게임으로 가면 결과는 파국뿐"이라고 강조했다. "사용자가 인건비를 절감하려고 비정규직 고용을 늘리면 지식노동력을 키울 수 없고 결국 생산력이 떨어져 도태하게 되며 반대로 노동자는 생산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분배를 잘 받는다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그는 윈루즈(win-loose) 게임을 고집하면 결과는 루즈 게임이 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력을 높여 파이를 키우는 것이며 지식산업의 비중이 증대함에 따라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진 휴먼웨어를 키울 수 있는 룰을 만들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세계학술대회에서 자신의 이론에 기초해 '글로벌 디지털경제시대의 새로운 고용관계 패턴들:이론과 증거'라는 주제의 논문을 발표한다. 또 내년 6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세계노사관계학회 아시아지역 학술대회 프로그램 위원회 위원장으로도 선임됐다. 이 교수는 버클리 하버드 MIT 등에서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한국노사관계학회 부회장,한국노동경제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