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출발부터 '삐걱' ‥ 금융社 준비부족 허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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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증권, 저축은행 등의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가 우여곡절 끝에 3일부터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방카슈랑스 시장 선점을 위해 영업시작 첫날부터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의 준비부족으로 인해 상품판매가 늦어지는가 하면 일부 보험상품은 아예 판매조차 안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 첫날부터 '삐걱' =은행들은 당초 개점시간(오전 9시30분)과 동시에 방카슈랑스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대리점 인가가 나지 않아 오전 10시30분이 넘어서야 보험상품을 팔기 시작했다.
판매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각 은행의 보험판매 창구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까지 홍보가 부족한 데다 은행 창구판매도 여러 모로 제약돼 있기 때문"이라는게 은행관계자의 설명이다.
은행들은 일반고객을 상대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대신 그동안 예약을 받아 둔 VIP고객이나 자사 행원을 상대로 영업에 치중했다.
그 결과 국민은행은 1천2백여개 점포에서 약 5천8백건, 하나은행은 5백81개 점포에서 약 9백건, 조흥은행은 4백20개 점포에서 약 8백건을 판매했다.
점포당 판매건수는 약 2건에 불과한 셈이다.
하나은행 본점의 보험판매직원인 심경순씨는 "일반고객들은 아직 방카슈랑스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불완전한 출발 =대부분의 은행이 방카슈랑스 영업에 들어갔지만 제일은행과 한미은행은 이날 방카슈랑스 영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보험사와 판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고(제일) 전산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기(한미) 때문이다.
한미은행은 8일부터, 제일은행은 빨라야 이달 말부터 보험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방카슈랑스 영업을 시작한 은행들이 판매하는 상품도 제한적이었다.
삼성생명과 대리점 계약조건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국민은행은 삼성생명의 상품은 판매하지 않았다.
신한은행 역시 대리점 계약조건이 맞지 않아 삼성화재의 상품은 팔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전산시스템의 문제로 삼성생명 대한생명의 상품은 취급하지 않았다.
은행관계자는 "수수료문제, 계약기간 문제 등으로 보험사와의 계약체결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이 많다"며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이달 말에 가서야 방카슈랑스가 제대로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은행 홍보전 치열 =보험판매 창구는 한산했지만 은행들은 방카슈랑스 개막을 기념, 각종 행사를 열었다.
우리은행은 탤런트 변정수씨가 이날 오전 본점 영업부에서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조흥은행도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와 방카슈랑스 수익금의 일부를 기증하는 제휴를 맺고 유니세프 홍보대사인 탤런트 안성기씨를 앞세워 홍보전에 뛰어들었다.
외환은행은 오전 10시께 이강원 행장이 직접 방카슈랑스 상품에 가입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