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IT회사에서 연봉 10억원을 받던 전문경영인이 '흑자전환 때까지 무보수'조건으로 코스닥기업 CEO(최고경영자)를 자원,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안무경 유니보스아이젠텍 사장. SAS코리아 한국지사장을 지낸 안 사장은 유니보스로 자리를 옮기면서 급여조건을 달지 않았다. 안 사장은 3일 "유니보스가 현재 적자를 내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흑자를 내기 전까지는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분기별로 흑자를 달성할 경우 월 1천만원을 받기로 했다. 1년 4분기동안 연속 흑자를 내면 그가 받게될 연봉은 1억2천만원이다. 안 사장이 유니보스아이젠텍 사장을 맡게 된 것은 대주주이자 전임 사장인 우진호 사장의 제안 때문이었다. 우 사장은 안 사장에게 "기업을 맡아 한단계 도약할 수 있게 도와달라"면서 사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안 사장은 부탁을 받고 6개월 가까이 고민했다. 당장 가족들은 "왜 50대 초반의 나이에 안정되고 좋은 자리를 박차고 모험을 하려고 하느냐"며 반대했다. 또 SAS 본사에서도 더 좋은 조건과 직책을 제안하며 이직을 말렸다고 한다. 안 사장은 "SAS 제안에 귀가 솔깃했었지만 한국 벤처에서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한번 승부해보고 싶은 마음을 돌려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SAS코리아에서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유니보스아이젠텍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비전을 새로 만들면 충분히 승산있는 게임을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앞으로 6개월 정도 지나면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장이 취임하면서 우 사장을 비롯한 기존의 사장과 부사장들은 모두 팀장으로 '백의종군'하기로 했다. 우 사장은 영업2팀장,오준영 영업사장은 영업1팀장,강봉주 부사장은 영업기획팀장으로 각각 내려앉았다. 물론 사장과 부사장이라는 직책도 모두 뗐다. 안 사장은 급여를 대폭 삭감한 대신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으로 이를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발행 주식의 3%를 스톡옵션으로 받기로 했다. 안 사장은 "적자회사 CEO로 취임해 수익구조를 만들어내고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를 몇 배 끌어올린다면 주주나 CEO나 모두 윈윈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CRM(고객관계관리)전문회사인 유니보스는 올 상반기 1백10억원의 매출에 14억원의 적자를 냈다. 안 사장이 유니보스를 어떻게 바꿔놓고 키워나갈 지 주목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