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선수에게 모든 우승이 특별하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은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통산 82승을 거둔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는 자신이 수집한 수많은 트로피 가운데 메이저 대회 트로피 15개만 집에 특별한 공간을 마련해 진열해 뒀다.이달 초 막을 내린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총상금 1억달러)을 앞두고 저스틴 토머스(31)는 “스코티 셰플러(28)의 (메이저 1승을 포함한) 6승보다 잰더 쇼플리(30·이상 미국)의 (메이저 대회에서만 따낸) 2승이 더 멋져 보인다”고 했다.메이저 대회는 일반 대회와 비교해 코스 세팅부터 다르다. 페어웨이를 놓치면 가혹한 러프가 기다린다. 이 때문에 평소 잘 쓰지 않는 다양한 샷을 구사해야 한다. 이전에 내지 않던 스코어에 선수는 쉽게 당황하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스코어가 불어난다. 골프 실력뿐 아니라 멘털까지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보상은 확실하다. 일반 대회 우승자는 2년 시드를 받지만, 메이저 우승자에게는 5년이 주어진다. 미국은 포인트와 상금이 일반 대회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다.메이저 대회는 해당 투어 선수와 더불어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거의 모두 참가한다.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할 만한 실력을 갖췄다는 뜻이어서 출전 자체로 중요한 커리어이자 영예가 된다. 애덤 스콧(44·호주)은 23년 동안 93회 연속 메이저 대회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워 올해 크게 주목받았다.미국 메이저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도 중요한 이정표를 남겼다. 양용은(52)은 2009년 PGA챔
리디아 고(27·뉴질랜드)의 ‘동화 같은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 리디아 고는 23일 미국 오하이오주 메인빌의 TPC 리버스 벤드(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로 무려 9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그는 지노 티띠꾼(21·태국)을 5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시즌 세 번째, 통산 스물두 번째 우승으로 상금은 30만달러(약 4억원)다.리디아 고는 올해 시즌을 동화 같다고 표현할 만큼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시즌 개막전이던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챔피언스 토너먼트와 지난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여기에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LPGA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완성했다.이날 리디아 고의 경기는 압도적이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85.71%(12/14), 그린 적중률은 72.22%(13/18)였다. 퍼터는 단 24번 잡았다. 4라운드 동안 리디아 고가 기록한 보기는 한 개에 그쳤다. 같은 조에서 경기한 티띠꾼은 “오늘 리디아의 퍼터는 미친 듯이 멋졌다”며 “그를 언니로서, 전설로서, 롤모델로서 존경한다. 같은 티박스와 그린에서 그를 보는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존경을 표시했다.리디아 고는 “정말 초현실적”이라면서 “나 자신이 이 동화의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경쟁자들이 잘 칠 것을 알고 있어서 나 역시 더 나은 골프를 치려고 노력했다”며 “큰일이 걸려 있는 마지막 순간 점점 편안함을 느낀다. 기술적, 정신적으로 많이 발전했
23일 경기 용인시 수원CC 골프연습장에서 만난 이시우(43) 빅피쉬골프아카데미 원장의 휴대폰은 쉴 틈 없이 울려 댔다. 몇 시간 전 해외파 제자 리디아 고(27·뉴질랜드)가 미국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우승 소식을 전해 온 뒤부터다. 쏟아지는 축하 메시지로 하루를 보낸 이 원장은 “올해 유독 제자들이 우승 소식을 많이 전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했다.이 원장은 올해 가장 핫한 골프 교습가로 불린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나란히 3승을 기록하며 다승왕 경쟁을 벌이는 박현경(24)과 배소현(31)을 비롯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시즌 2승과 함께 상금랭킹 1위를 달리는 김민규(23) 등이 이 원장의 지도를 받는 제자들이다. 리디아 고의 2024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포함해 올해 제자들이 합작한 우승만 13승이다.제자들이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낸 덕에 이 원장도 덩달아 바빠졌다. 오는 26일부터 나흘간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열리는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선 리디아 고의 캐디백을 메기로 했다.그는 “해외 투어에 참가하는 고진영과 리디아 고는 상대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며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서는 리디아 고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캐디백을 들기로 했다”고 했다. 삼류 선수에서 최고 교습가로‘우승 제조기’ ‘국내 최고 교습가’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 원장은 정작 선수 시절 땐 우승 한 번 못 해본 ‘삼류’였다고 했다. 그는 2001년 KPGA 투어프로에 입회했지만 대부분 시간을 2부에서 보냈다.이 원장은 “2009년까지 선수 생활을 했는데 시합을 뛰었다고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