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과학문화 立國論 .. 崔永煥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과학문화란 여러 가지 정의가 가능하겠지만,"사회구성원이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가치체계를 공유하고,'합리·효율·창의'의 과학적 가치와 정신을 사유와 생활에 적용하는 사회적 풍토"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학문화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열어 갈 키워드이다.
과학문화는 비단 과학기술의 혁신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전반의 혁신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사회정신적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우선 국민의 절대 다수가 과학기술을 이해하고 그 중요성을 공감한다면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제도 환경의 개선을 비롯해 과학기술인의 사기진작,연구개발생산성의 제고,그리고 우수인재의 이공계 진출 촉진 등 다면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임이 분명하다.
과학문화는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결쳐 혁신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는 비합리,고비용 저효율,무원칙과 불신,폐쇄적 경직성이 만연돼 있다.
이를 제거하지 않고는 결코 선진화를 기대할 수 없다.
과학적 가치와 사고가 널리 확산된다면 사회 각 부문에 걸친 고질적인 요소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차원의 문화가 한층 빨리 형성될 것이다.
필자는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세계미래학회'에 다녀왔다.
31개 국가 1천여명의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이 회의에서 합의된 결론 중의 하나는 이노베이션이 미래의 성장과 번영, 그리고 '생활의 질' 향상의 원천이라는 것이었다.
이 경우의 이노베이션은 좁은 의미의 기술혁신은 물론 각종 시스템,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의 혁신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이노베이션을 의미한다.
이러한 총체적 이노베이션의 성패는 국민들의 가치체계와 행동규범이 과학정신에 바탕한 혁신지향적인가 아닌가에 따라 결정된다.
그것이 바로 과학문화다.
최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고 선진국 진입을 뒷받침할 '차세대 동력추진'사업도 이러한 과학문화의 굳건한 토대 위에서 국민적 공감대가 뒷받침될 때 그 성공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제야말로 의식있는 모든 계층과 국민들이 과학문화에 눈을 크게 돌려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우선 사회 각계 지도층 인사들의 과학 마인드 형성이 시급하다.
사회경제적 맥락 속에서 차지하는 과학기술의 의의와 그 중요성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하고,각자의 위치에서 과학문화 확산에 솔선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사회 각계 지도층에게 주어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일환이다.
아울러 그들이 대표가 되는 크고 작은 모든 조직들의 문화를 과학정신에 바탕한 혁신 지향적으로 조성하는 중추역할도 당연히 그들에게 주어진 기본임무다.
최근 그 영향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 각종 시민 사회 단체들의 역할도 스스로 냉정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의 부정적 측면만 볼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져다 줄 엄청난 긍정적 효과를 인정하고 친 과학기술적인 방향으로 활동방향을 과감히 전환하는 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국민들의 의식과 정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각급 매스미디어도 국민들로 하여금 과학기술 서포터스로 만들고 사유와 생활에 과학정신이 스며들도록 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
또한 자라나는 청소년들로 하여금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하고 과학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워주는 한편,우수한 인재들이 과학기술 분야로 몰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도 절실히 요망된다.
무엇보다도 과학기술계가 나서야 한다.
정부에 대한 일방적 요구나 내부지향적 행태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에 기초한 총체적 이노베이션의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과학문화운동에 불을 붙일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총체적 이노베이션만이 우리의 살길이고,그 초석을 각계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합친 범국가적 과학문화 캠페인을 통해 다져나가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