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지난 8월 임단협이 타결됨에 따라 9월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노사가 생산성 향상에 노력한다는 조건을 단 만큼 향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일단 현대차는 지난 파업기간 중 발생한 생산부족분을 메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사간 합심해 토요일 특근 등을 통해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미국 등 해외수출이 활황을 보이고 있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장 주간 10시간(정상8+잔업2),야간 10시간(정상8+잔업2) 근무 생산체제로 복귀했다. 매주 수요일은 가정의 날로 정해 주간 8시간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야간은 10시간 조업). 현대차는 임단협 타결 전부터 주42시간 근무를 실시해 왔다. 때문에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두시간 줄어든 주 40시간을 잔업이나 특근 등으로 메워 생산성 저하 없이 조업하고 있다. 당분간은 지금의 조업 수준을 유지하되 앞으로 노사간 합의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는 잔업 실시,토요일 특근 실시,일요일 철야근무 등에다 생산라인 속도와 관계 있는 UPH(Unit per Hour·시간당 단위생산량) 조정 등의 방법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UPH 조정은 사전 별도교육 실시와 함께 인력 추가 투입,인원 재배치 등 노사간에 반드시 합의해야 한다. 합의를 이끌어낸다 해도 적용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노사가 인내력을 갖고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면 주5일 근무제 실시로 인한 생산 차질이 전혀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이달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어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선행작업으로 생산성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지표(HPV· Hour per Vehicle)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2000년 도입해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HPV는 현장 생산직 근로자뿐만 아니라 일반 관리직과 용역 근로자들의 생산성까지 포괄적으로 측정하는 게 특징이다. 투입 인원당 생산성을 측정하는 과거의 방식과 달리 생산시간을 기준으로 생산성을 측정하기 때문에 정밀한 생산성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기아차는 이렇게 파악된 생산성 지표를 중심으로 생산현장에서 다양한 생산성 향상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각 공장에서 생산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부터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잠재위험 발굴활동'을 벌이고 있다. 잠재위험 발굴활동이란 현장 직원들이 생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건의하고 이에 대해 포상을 실시하는 제도. 생산 공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개선해 생산성 누수를 막자는 취지다. 기아는 이처럼 각각의 생산공정을 '쉽고,편하고,안전하게' 개선함으로써 생산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