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에서 대기업들의 주식 시가총액 순위가 급변하고 있다. 전자업종의 간판기업이었던 소니가 캐논에 덜미를 잡혔고 이후로도 두 회사간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혼다를 밀어내고 2위 자리를 탈환한 닛산자동차는 상승가도를 질주 중이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전자,전기,금융의 비중은 약화되는 등 산업 구조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캐논은 지난 4월 소니를 제치고 전자업종 1위로 처음 올라선 후 9월5일 시가총액이 4조9천억엔을 돌파하며 3조7천억엔의 소니를 먼 발치로 밀어냈다. 캐논은 지난해 12월 말 결산까지 3기 연속 사상 최고 이익을 내는 등 경영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한편 사무기기와 디지털 카메라 등 대다수 주력 제품이 시장을 선도한 점이 주가를 강하게 밀어 올렸다. 이와 달리 소니는 대형 히트상품 부재로 2004년 3월 결산기 순익이 대폭 감소할 전망인 데다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등 첨단 고부가가치 제품 사업 참가가 뒤진 것이 결정적 약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10월 혼다를 추월하며 자동차업계 2위 자리에 컴백한 닛산자동차는 5일 시가총액이 6조5백억엔을 넘어서면서 혼다(4조9천5백억엔)와의 차를 더 크게 벌리고 있다. 섬유업에서는 부동의 2위를 지켜 왔던 데이진이 지난해 12월 3위의 클라레와 자리 바꿈했으며 소매업에서는 유니쿠로가 이온에 3위 자리를 내주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