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포사회 '전전긍긍' ‥ 불법 영주권 취득자 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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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에게 탈법적인 방법으로 '노동허가증'(그린카드)을 받아내준 이민알선 사기사건을 벌인 한인 변호사가 워싱턴에서 구속되면서 한인 교포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사건의 장본인인 이상열 변호사가 구속됐지만 미 연방검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추가 피해자들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변호사의 탈법적인 이민 알선 수법은 한인 업소(스폰서) 및 가공의 인물을 내세워 노동허가서를 받아낸 뒤 이민자들에게 건당 최대 5만달러씩 받고 파는 방식이다.
노동허가서란 미국 업소에서 적격자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민자를 데려와야 한다는 이유로 받는 허가증으로 미국 사회에 가장 빨리 정착할 수 있는 보증수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 변호사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버지니아 노동국과 메릴랜드 노동국에 제출한 1백50여건의 노동허가 신청 서류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여 60여건에 대한 조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50여건의 서류에서 신상정보나 노동경력 등이 허위로 기재된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전해졌다.
FBI가 아직 60여건에 대한 수사만 했다는 점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한인 업소들이 추가로 적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변호사를 통해 취업 이민을 온 교포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FBI와 검찰은 예전부터 "불법으로 영주권 수속을 밟고 있거나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들의 신원이 밝혀질 경우 추방할 수도 있다"고 밝힌데다 9ㆍ11 테러 이후 단속이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당국은 이번 사건 수사를 위해 FBI와 노동부가 주축이 돼 IRS(국세청), 이민국,국무부, 사회보장국,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과의 공조를 바탕으로 지난 2년간 대대적인 포위망을 형성했다.
서울에 있는 미국 대사관을 통해 노동허가 신청 서류가 실제와 맞는지 조사했고 이 변호사 사무실의 전(前) 직원 등을 포함한 증인들도 상당수 확보했다.
이 변호사 사건을 맡은 폴 맥널티 검사는 "버지니아주에서 허위문서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앞으로 국토안보와 올바른 이민법 정착 차원에서 유사 범죄에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교포사회는 수사의 불똥이 워싱턴 지역의 다른 한인 변호사 또는 다른 지역에까지 확대되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