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5 재건축시장 안정대책' 이후] '현장 둘러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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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5 대책' 발표 다음달인 지난 6일 강남 및 수도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투자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번 대책의 파장을 분석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이번 대책으로 자신들이 투자한 집값이 어느 선까지 떨어질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개포동 개포주공 저층단지 주변 중개업소에서 만난 K씨(45ㆍ자영업)는 "3단지 11평형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2ㆍ4분기부터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 9ㆍ5 대책 발표 이전까지 1억7천만원이 올랐다"며 "호가가 3천만원 정도 빠졌으니 하루 사이에 그간 올랐던 가격의 6분의 1이 떨어져 나간 셈"이라고 허탈해했다.
이번 대책의 최대 피해 단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격앙된 분위기였다.
은마아파트 박대식 재건축조합장은 "우리 아파트는 재건축을 하지 말라는 얘기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남에 비해 비교적 반응이 느리게 나타나고 있는 수도권 재건축 단지의 경우 수요자들이 이번 대책의 내용이라든가, 파급효과에 대해 아직 실감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의왕시 내손동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손님들이 앞으로 투자 대응책을 어떻게 마련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워낙 충격이 크다 보니 '음모론'을 제기하는 중개업자마저 있었다.
과천주공 11단지 주변 B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1∼2개월 사이에 매물이 거의 없어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었는데 9ㆍ5 대책 발표 전주(8월25∼31일)부터 갑자기 매물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오름세가 멈췄다"며 "알만한 사람들이 벌써 눈치채고 빠진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이같은 혼란장(場)에서도 벌써 매수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수요자도 일부 눈에 띄었다.
송파구 소재 중개업소에서 만난 한 투자자는 "아들 둘 가운데 장남에게는 잠실 재건축아파트 한채를 해 줬는데 그동안 집값이 너무 올라 차남 몫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이번 기회에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가운데 가격이 많이 내리는 곳을 골라 한채를 더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자산만 10억원이상을 굴리는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시중은행 PB센터에서 만난 한 60대 고객은 "이번에도 단기적으로는 매매가가 빠지겠지만 결국은 원상태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현장에서 만난 수요자 가운데 상당수는 벌써부터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이번 대책이 '과연 현실화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