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5 재건축시장 안정대책' 이후] 발표 하루만에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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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5 재건축시장 안정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 및 수도권 재건축아파트 시장이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주말(6~7일) 사이 적게는 2천만원, 많게는 5천만원까지 호가를 낮춘 매물이 속출했다.
서울 강서권 및 수도권 등 비(非)강남권 재건축 시장에도 여파가 빠르게 미치고 있다.
◆ 강남권 최고 5천만원까지 빠져
대책 발표 하루 만인 6일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에 값이 2천만∼5천만원 떨어진 매물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최고 1억원까지 빠졌다.
그러나 매수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
9ㆍ5 조치 이전에 7억5천만원까지 매도 호가가 뛰었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주말 사이 7억1천만∼7억2천만원선에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재건축을 통해 대다수 가구를 40평형대 이상으로 구성할 계획이었던 반포 주공 2,3단지 역시 이번 조치로 타격을 입었다.
7억7천만원까지 올랐던 3단지 16평형짜리가 7억2천만∼7억3천만원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인근 에덴공인 김성일 사장은 "'거품'이 많은 상황이라 올해 4월 수준인 6억3천만원선까지 매매값이 내려야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합설립인가만 난 송파구 가락동 가락 시영도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5억5천만원이던 17평형이 2천만∼3천만원 싼 가격에 중개업소에 매물로 등록됐다.
송파공인 마순열 사장은 "매도 문의는 폭주하는데 매수자가 없어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사업승인이 나 이번 조치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잠실 저밀도지구에서도 매물이 한두개씩 등장하면서 가격이 2천만~3천만원가량 빠졌다.
조합원 지위 양도가 내년부터 금지됨에 따라 은행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샀던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동구 고덕 주공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덕 2단지 주변 고일공인 허봉욱 사장은 "집주인들이 충격에 빠져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묻고 있다"고 전했다.
◆ 강서권 재건축 시장도 찬바람
강남권 급등세의 영향을 받아 최근 2개월 사이 일부 단지가 5천만원까지 오른 화곡 저밀도지구 역시 매도 문의 전화가 폭주하는 가운데 매도 시점을 저울질하는 투자자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지난 1주일 사이 1천만원가량 가격이 뛰어 2억7천5백만원까지 올랐던 화곡 2주구 아파트 13평형에 대한 매수세도 6일부터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 우신공영 관계자는 "호가를 낮춰 내놔도 당장 거래가 될 리 없기 때문에 이래저래 매도 시점을 저울질하는 사람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화곡 3주구에서도 업소별로 매물이 3∼4개씩 쏟아졌다.
3주구 소재 우신아파트 17평형은 15.8평에 달하는 넓은 대지면적 때문에 2억5천∼2억6천만원선에 거래됐으나 6일 오전부터 가격을 2천∼3천만원씩 낮춘 급매물이 등장했다.
◆ 갈피 못잡는 수도권 투자자들
수도권에서는 과천 재건축 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아직 관망하는 모습이지만 주말 사이에 호가가 5백만∼1천만원 정도 낮아진 가격에 급매물이 업소당 3∼4개씩 나타났다.
지난 5월 이후 가격이 6천만원 정도 뛰면서 상승세를 보였던 11단지 15평형의 경우 4억2천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는데 지난 7일 4억1천만∼4억1천5백만원짜리 매물들이 등장했다.
사업승인 신청 단계에 있어 이번 조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단지에서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수원 매탄동 신매탄 주공 2단지의 경우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황이지만 시세보다 5백만원가량 빠진 1억5천5백만원선에 급매물이 등장했다.
◆ 일반아파트도 관망속 매수세 '뚝'
강남권 일반 아파트도 매수 문의가 끊긴 가운데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심리적으로 위축돼 관망세를 유지할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일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재건축 아파트 규제로 기존 아파트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40평형대 이상 대형 아파트의 강세장이 펼쳐질 가능성을 점쳤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대치동 우성 선경 미도 등 이른바 블루칩 일반 아파트는 아성을 더욱 탄탄하게 다질 것이라고 중개업계는 예상했다.
도곡동 소재 P공인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강남권 분양권과 기존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몸값 상승의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며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들의 시장 반응 문의 전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김형호ㆍ송종현ㆍ김진수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