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시장에선 흥행에 실패했으나 한국에서는 성공한 이색적인 영화가 있다. 총 제작비 9천만달러가 투입된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신밧드의 모험-7대양의 전설'이다. 미국 흥행수입은 총 2천6백만달러(3백12억원)에 그친 데 반해 국내에서는 1백30만명의 관객을 동원,78억원의 입장 수입을 올렸다. 국내 영화시장은 보통 미국 시장의 5~7%선이지만 '신밧드…'의 실적은 미국 실적의 25%에 달했다. 올해 개봉한 국산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오세암''엘리시움' 등 3편의 관객을 모두 합쳐야 40만명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때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드림웍스측은 이 영화를 국내에 배급한 CJ엔터테인먼트에 '유 아 더 베스트'란 축전을 보내왔다. CJ측은 흥행 비결을 자체 조사한 결과 '가족관객 모시기 마케팅의 성공'이란 결론을 내렸다. 이 작품에 대한 마케팅 예산은 총 11억5천만원으로 다른 애니메이션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많은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10여개 업체와 공동 프로모션을 실시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CJ는 웅진씽크빅을 통해 '신밧드…'의 할인티켓 1백50만장을 배포했으며 1백만여명의 매일유업 회원들에게는 '신밧드…'의 동영상 e메일을 전했다. 또 인터넷 업체들을 통해 '신밧드…'의 게임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총 5백만명의 잠재 관객에게 영화를 사전 노출한 것이 흥행 성공의 요인이라고 CJ는 파악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