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불안이 심장병을 일으킨다.' 미국 하버드 메디컬스쿨 이선민 박사는 지난 92년부터 미국 내 여성 간호사 3만7천여명을 대상으로 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심장병에 걸린 1백54명 가운데 조사 당시 '고용상태가 불안정하다'고 답한 여성(29명)의 심장병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여성(1백25명)에 비해 2배가량 높았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역학저널 9월호에 실렸으며 CBS와 보스턴헤럴드 등 현지 언론에도 잇따라 소개됐다. 고용 불안정(Job insecurity)은 '피고용인이 느끼는 미래의 고용상태에 대한 위협'을 말한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고용 불안정 상태에서도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장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밝힌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도 고용불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고용안정이 국민보건과 연계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고용상태가 불안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심장병 발생을 막기 위해 금연과 적정량의 음주,정기적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서울대 영문학과와 보건대학원을 졸업한 뒤 97년 미국으로 건너가 지난 2001년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