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불황 속에서 창작뮤지컬 '명성황후'의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공연기획사 에이콤은 지난 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 '명성황후'가 70%가 넘는 사전예매율을 기록하며 이틀만에 제작비(9억원)를 전액 회수했다고 8일 밝혔다. '명성황후'의 첫 주말 유료 객석점유율은 평균 60%선에 그쳤지만 폐막일인 오는 25일까지의 예매율을 보면 총 2만5천석 중 1만9천석(76%)이 판매됐다. 공연 직전인 지난 4일까지 판매된 사전 예매도 종전 1만2천석을 크게 웃도는 1만7천석에 달했다. 에이콤측은 "다른 대형 공연물들이 추석 시즌을 피했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 관객이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연 첫날부터 추석연휴 마지막 날(12일)까지 원하는 날짜에 볼 수 있는 '추석선물권'이 기업고객을 중심으로 많이 팔려나간 것도 티켓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됐다. '명성황후'가 그동안 11회나 국내 무대에 올라 80만명의 관객이 관람,이제 '한번은 봐야 할 작품'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됐고 외환위기 당시 애국심 마케팅이 주효했던 것처럼 요즘 경기불황과 맞물려 우리 창작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고조되고 있는 것도 흥행 요인이라고 제작사측은 분석했다. 이번에 공연되는 작품은 올해 초 미국 LA에서 선보인 최신 버전이다. 윤호진이 연출하고 이태원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은 화려하면서도 기품 있는 무대장식과 힘이 넘치는 노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마지막 곡인 '백성이여 일어나라'가 끝날 즈음에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치고 있다. 종전에는 중·장년층이 주 관객이었지만 이번 공연에선 20대 젊은층이 크게 늘어난 것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제작사측은 전했다. 에이콤의 김영환 공동대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6자회담이 열리고 있는 요즘 시대상황이 '명성황후'의 시대배경인 구한말 열강이 각축하고 있는 정치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면서 "한국적 정서에 맞는 창작뮤지컬로 작품 내용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