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新黨 감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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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최근 민주당의 신당갈등을 보면 1년전 이맘때의 비디오를 다시 보는 느낌이 든다.
공수가 바뀌었을 뿐 재·보선 패배가 도화선이 돼 결국 일부 세력이 탈당에 이르는 과정은 판에 박은 듯 너무 유사하다.
민주당이 지난해 대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신당 문제로 홍역을 치른 결정적인 계기는 8·8 재·보선 패배였다.
올 4월 불거진 신당갈등의 도화선이 된 것 또한 4·24 재·보선 패배였다.
지난해 백지신당이 올해는 개혁통합신당으로 '포장'됐을 뿐 내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신당 명분이 대선 승리였다면 올해는 총선승리로 바뀌었다.
탈당 가능성을 흘리면서 당내에 남아 지루한 '집안싸움'을 벌이는 것도 판박이다.
여기에 신당파가 전국구 의원의 제명을 요구하는 대목에서는 "어쩌면 그렇게 똑같으냐"는 반응들이다.
신당파의 제명요구에는 전국구 의원이 탈당할 경우 배지를 떼어야 하는 반면 제명을 당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이 깔려있다.
이쯤되면 "'신당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도대체 누군지 헷갈린다'는 얘기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는 자조섞인 얘기까지 나온다.
물론 답은 '아니오'다.
지난해 대선 당시 구주류 중심의 후단협이 주역이었다면 이번에는 신주류인 '신당 주비위'가 중심에 서있다.
1년만에 공수 교대가 완벽하게 이뤄진 상태다.
신당파가 집단탈당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국민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당 안팎에서는 "신당파의 행태가 지난해 구당파가 보였던 것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당파가 그간 명분으로 내세운 정치개혁과 국민통합,기득권 포기 등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일 때다.
이재창 정치부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