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트는 지난 5일 개인투자자인 김기석씨가 1백25만주를 장내매수,지분 5.28%를 보유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김씨의 매수 목적은 '경영참여'였지만 시장에서는 M&A(인수합병)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옌트 주가는 8일 11.93% 내린 7백75원을 기록,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지난주 10% 가까이 상승했던 주가가 정작 매수주체를 밝힌 공시가 나오자 급락하고 만 것이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금감원 신고 한도인 지분율 5% 이상의 주식을 매집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분매입 목적은 경영참여 또는 단순 투자 등이지만 시장에서는 M&A와 관련짓는 분위기다. 하지만 옌트의 사례에서 보듯 막연한 M&A 기대감만 갖고 추격매수에 나섰다가는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스맥스도 개인투자자가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주식을 샀다고 밝힐 때마다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개인투자자인 김영만씨는 지난 7월29일 이 회사 주식 7만5천여주를 장내 매입,지분율을 12.01%로 늘렸다. 김씨는 지난 5월 코스맥스 지분 7.09%(43만9천주)를 사들인 뒤 7월22일에 다시 지분을 11.10%로 확대했었다. 이 과정에서 코스맥스 주가는 상한가와 하한가를 반복하는 급등락을 보여 김씨의 경영참여 의사를 막연히 믿고 매수에 가담했던 일반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맥스 이경수 사장은 "최대주주 및 우호 지분을 합하면 44.79%에 달해 경영권을 위협받을 상황이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씨측이 해외판매 제휴 등을 요청하는 등 부분적인 경영 참여의사를 계속 내비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원정밀금속의 경우도 비슷하다. 개인투자자인 노주하씨는 지난달 5일 지분 6.98%(1백62만주)를 장내 매수,이 회사 지분율을 10%로 늘렸다. 노씨는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측은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막내동생인 조욱래 동성개발 회장이 이미 삼원정밀금속 지분 19.88%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여서 경영권에 위협을 느꼈다. 결국 삼원정밀금속 이학수 대표이사는 지난달 21일 35만주를 장내 매수,지분율을 21.04%로 늘렸다. 이 과정에서 역시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거렸음은 물론이다. 노씨는 8일 5백30만주를 추가 매입,지분율을 12.29%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물론 순수 투자목적인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개인투자자인 신영기씨는 삼목정공의 지분 5.28%(51만7천여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삼목정공은 올 상반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백17.2% 증가하는 등 실적이 크게 호전되고 있는 종목이다. 드문 케이스로 전업주부인 이애리씨는 지난달 8일과 12일 해외무역 주식 6만2천여주(지분율 5.0%)를 배당투자 목적으로 장내 매입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삼목정공과 해외무역의 경우 코스맥스 등 M&A 관련 종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임의기재 사항인 금감원 신고서상의 지분취득 목적을 그대로 믿어서는 곤란하다"며 "단기차익을 위한 것일 수도 있는 만큼 기업의 펀더멘털부터 따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