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퇴임식을 앞둔 서성(徐晟) 대법관이 법관생활을 마무리하는 강연에서 최근의 사법개혁 논의에 대한 보수적 견해를 밝히고 현정부와 정치권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강연글을 작성, 주목을 끌고 있다. 서 대법관은 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8차 법원아카데미 `법원을 떠나면서' 제하의 강연 원고를 통해 "개혁과 변화는 추구돼야 하나 대의에 따라야 하고 명분이 있어야 하며 억지를 부려 순리에 어긋나는 짓을 해서는 안된다"고 밝혀 최근사법개혁 논의에 대한 보수적 입장을 보였다. 서 대법관은 "대법원장 추천 후보는 서열을 떠나 훌륭한 분들이었음에도 부추기는 세력과 내부에서 흠집을 내는 법관들이 있어 파동이 생겼다"며 "다음에는 이번처럼 서열에 따른 인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법원 방침처럼 보도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 대법관은 특히 "법조인 대통령의 탄생으로 국민과 더불어 큰 기대에 차 있었으나 현실은 기대와 실망으로 변했다"며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정치권도 무기력하기짝이 없어 우리 사회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며 현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 대법관은 대법원 운영과 관련,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통합돼야 하며 실무에 능한 사람이 대법관이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 현실적으로 대법원의 역할이 '정책법원'보다 '실무법원'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현 법관인사제도와 관련해 사법시험제를 로스쿨 제도로 전환하는 방안과 함께 예비판사제 폐지 등을 제안했으며 '법조일원화' 논의는 현실적으로 변호사들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아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사법개혁 논의에서 지적된 법관서열 및 승진 문제에 대해서도 서 대법관은 "많은 지원자 가운데 적정한 수의 법관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성적이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라며 "법관 재임명제도 역시 합리적 운영이 문제일 뿐, 현행 법관인사제도 하에서는 필요한 제도"라고 했다. 서 대법관은 9일 오전 11시 대법원에서 퇴임식을 갖는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