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은 8일 진로그룹 장진호 전 회장과 한봉환 전 부사장을 배임 등 혐의로 구속하고 김선중 전 회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 전 회장은 지난 94∼97년 자본이 완전 잠식된 진로건설 진로종합유통 등 4개 계열사에 6천3백억원을 부당 지원하고 분식회계 등을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2백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다. 장 전 회장은 또 그룹의 화의개시 이후인 2000년 5월 위스키사업 부문 매각대금 1천4백억원중 6백80억원을 부실 기업인 D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99년 7월부터 2002년 2월 사이 회삿돈 35억8천만원을 횡령, 주식 투자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진로그룹의 부실채무 규모는 2조3천3백억원이며 이로 인해 투입된 공적자금은 4천9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법은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장 전 회장 등 진로그룹 전ㆍ현직 임원 3명을 상대로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에 대한 실질 심사를 벌여 장 전 회장과 한 전 부사장에 대해 영장을 발부하고 김 전 회장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한편 진로 전 경영진이 사법처리됨에 따라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제기된 법정관리 취소 항고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5월 법정관리가 개시되자 부당하다며 진로 노조원과 함께 서울고법에 항고했다. 그러나 이번 검찰발표로 전 경영진들의 불법행위가 드러남으로써 억울하다며 낸 항소 취지가 무색해지게 됐다. 진로측은 전 경영진의 배임과 횡령혐의 발표에 맞춰 이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소송을 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대규모 소송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진로 채권단은 이미 장 전 회장 등을 상대로 손배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