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가 '준 프로골퍼' 수준이 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것도 40대에 골프를 시작해 그러한 성취를 이뤘다면 주목할 만하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우리은행 지점장인 허종희씨(48)는 지난 99년 44세의 나이로 골프에 입문, 4년만인 올해 USGTF(미국골프지도자협회) 자격증을 땄다. 99년1월 부산 삼성자동차 출장소장으로 발령받으면서 고객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골프를 시작했다. "'싱글 골퍼'인 친구의 형님으로부터 배웠습니다. 그 분은 백스윙보다 폴로스루에 중점을 두고 제게 골프를 가르쳐 줬어요. 3개월간 매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집중 교습을 받았죠." 이후 2001년 부천내동지점장으로 부임할 때까지 그는 여느 아마추어처럼 '보기플레이어'였다. 서울 일원동에 집이 있는 허 지점장은 사무실인 부천까지 거리가 너무 멀다 보니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매일 오전 6시께 집을 나서 사무실 근처 연습장에서 연습한 뒤 출근했다. "출근시간을 이용해 5개월 정도 연습하고 나니 평균스코어가 80타대 초반으로 내려가고 그해 겨울에도 연습을 꾸준히 했더니 2002년 봄부터는 70타대 스코어를 기록했죠." 허 지점장은 그 1년 뒤인 올해 6월말 실기테스트에서 75타를 치며 합격선(79타)을 통과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백70∼2백80야드. 그는 골프를 통해 영업에서 큰 효과를 봤다. 부천내동지점 골프모임을 결성해 많은 고객을 유치했다. 그 결과 지난해 공단지역 23개 지점중 경영평가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허 지점장은 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왼쪽 무릎이 상하로 움직이거나 임팩트 때 스웨이되지 않고 어드레스때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윙을 원운동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타원운동이라고 생각하면 백스윙이 짧아지고 폴로스루를 길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스윙도 한결 부드러워지지요." 그는 특히 연습장에서 '테마 연습'을 권했다. "아무 생각없이 치기보다는 '오늘은 70∼80m 거리만 집중 연습한다'는 식으로 주제를 갖고 연습하는게 좋습니다. 옆에서 드라이버샷을 뻥뻥 칠 때 이 연습만 하는 것도 인내가 필요합니다." 허 지점장은 자신의 클럽별 거리를 정확히 알아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습할 때 클럽당 10번씩 쳐서 얼마나 나가는지를 수첩에 적으면서 제거리를 파악했습니다." 그는 '싱글'이 되기 전까지는 '내기 골프'를 하지 않는게 좋다고 덧붙였다. 스윙궤도가 안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내기 골프는 실력을 늘리는데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한국프로골프협회 티칭프로나 세미프로테스트 합격을 목표로 정진하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