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과 단기금융상품 등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은 불황기에도 생존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높은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유망 신사업 분야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어 잠재적인 성장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동원증권은 9일 터보테크 이니텍 아이텍스필 삼아약품 로만손 등 현금성 자산(현금및 현금등가물, 단기금융상품, 유가증권 등)을 많이 갖고 있는 중소형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불황기에도 생존할 수 있고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분야에 진출할 수 있으며 △대주주 지분이 낮을 경우 인수합병(M&A)의 타깃이 될 수도 있다고 동원증권은 분석했다. 이 증권사 방원석 연구원은 "현금성 자산이 시가총액보다 많은 기업은 그만큼 주가가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방 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불황기에도 연구개발(R&D)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신사업에 진출해 턴어라운드 기업으로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대주주 지분이 낮고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은 M&A의 타깃으로 떠오를 수도 있어 중장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원증권이 시가총액 5백억원 미만인 코스닥기업을 분석한 결과 주로 전통적인 제조업 관련 기업들이 현금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부채비율이 낮고 사내 유보율도 높은 특징도 갖고 있다.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터보테크는 현금성 자산(6월 말 기준)이 6백96억원인데 비해 시가총액(9월8일 기준)은 3백75억원에 불과했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37.66%다. 정보보안 솔루션업체인 이니텍은 현금성자산이 3백74억원으로 시가총액(2백84억원)을 밑돌았다. 의류수출업체인 아이텍스필은 현금성 자산과 시가총액이 각각 80억원과 70억원이었다. 삼아약품도 현금성 자산(3백11억원)이 시가총액(2백82억원)보다 많았다. 로만손 파인디지털 도드람B&F 태진미디어 유니더스 소예 등도 현금자산이 많은 중소형주로 꼽혔다. 이들 기업중 대주주 지분이 40%를 밑도는 곳은 터보테크(22.04%) 파인디지털(37.8%) 유니더스(35.39%) 등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