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로 인해 부산에서는 12일 자정 현재 2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10여명이 부상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또 정전으로 인해 수십만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겨 제2도시 부산이 온통 암흑천지로 변했다. ◆인명피해= 이날 오후 동래구 안락동에서 한미웅(61)씨가 집이 정전되자 수리하려다 감전돼 숨졌다. 또 강서구 녹산동에서는 해일로 인해 2급 지체장애인인 황성광(34)씨의 집이 파도에 휩쓸리면서 황씨가 실종됐다. 또 오후 9시40분께 수영구 남천동 KBS부산총국 부근 아파트신축 공사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도로로 쓰러지면서 남부소방서 광안파출소 소속 소방차를 덮쳐 전영환 소방교가 우측 발목이 절단되고 뇌손상을 입는 등 소방관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오후 8시께 부산진구 개금2동 주례초등학교 부근 5층 건물의 섀시와 유리창이 파손되면서 행인 설석환(43)씨가 유리파편에 종아리 근육을 다치는 등 모두 10여명이 간판이나 유리파편 등에 맞아 다쳤다. 또 오후 10시30분께 부산 남항에 피항해 있던 어선 82경진호가 침몰해 배에 타고 있던 선원 3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부산해경 등이 확인중이다. ◆주민대피= 오후 9시40분께 영도구 신선동 영광아파트 15층 일부 가구의 천장이 균열되는 등 붕괴조짐을 보여 주민 수십명이 대피했다. 또 해일로 인해 영도구 남항동 저지대 가옥들이 침수돼 주민 90여명이 부근 학교 등으로 대피하는 등 해안가 저지대 수백가구가 침수돼 주민들이 대피했다. ◆정전= 강풍으로 시내 곳곳의 전주와 변압기가 넘어지거나 떨어지면서 동구와 남구, 북구, 서구 등 부산시내 수십만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겨 도시전체가 암흑에 휩싸였다. 한전 부산지사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긴급복구에 나서고 있으나 사고지역이 워낙 광범위한데다 강풍으로 인해 사다리차 작업을 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공급이 완전재개되려면 빨라야 13일 오전이 되야 할 것으로 한전은 보고 있다. 또 정전으로 인해 가로등이 모두 꺼지고 신호등마저 마비돼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했고 주요 교차로마다 차량이 엉키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지하철 운행중단=오후 8시10분께 지하철 2호선의 전력공급이 중단돼 16분간 전동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어 오후 10시부터는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모두 정전으로 인해 전력 공급이 안되면서 달리던 전동차들이 모두 선로에 멈춰섰다가 2호선은 40분만에, 1호선은 44분만에 각각 운행이 재개됐다. ◆재산피해= 지난해 태풍 루사때 일부가 파손됐던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의 지붕막이 또 파손됐다. 또 해일로 인해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 부산아쿠아리움이 침수돼 수십억원 이상의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시내 전역에서 아파트의 창문 유리창이 파손됐고 시내 도로마다 가로수 수천그루와 전주, 가로등, 공중전화박스 등이 넘어졌고 강서구와 기장군 일대 농경지가 침수되거나 농작물이 바람에 쓰러지는 피해가 났으나 정확한 피해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이밖에 담장붕괴 등으로 인한 차량파손과 가건물, 대형간판 파손도 잇따랐다. ◆교통통제= 초속 20m를 넘는 강풍이 불면서 해상교량인 광안대로의 차량통행이 오후 6시30분부터 전면중단됐고 동서고가도로도 가로등이 넘어지면서 오후 10시부터 양방향 통제되는 등 8곳의 도로에서 차량통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박창수.조정호 기자 lyh9502@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