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워싱턴에서 이례적인 환대를 받고 있다. 16일간 미국 방문의 일환으로 워싱턴을 방문중인 달라이 라마는 중국 정부당국의 강력한 유감표명에도 불구,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예방하고 부시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과 폭넓게 면담해 사실상 정상급에 준하는 예우를받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주미 중국대사관을 통해 달라이 라마 방미에 강력 항의, 미국정부가 달라이 라마의 티베트 분리주의 활동을 지원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워싱턴 당국은 달라이 라마는 "순수한 종교적 지도자"라면서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달라이 라마는 워싱턴에 머무는 동안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회동하는가 하면 의사당을 방문, 의회에서 연설하고 상.하원 공화.민주 양당지도자들과 만나는 등 계속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특히 11일에는 9.11 테러 2주년을 맞아 워싱턴 대성당에서 거행된 추모행사에 참석해 추도사 겸 종교적 설법을 강론해 눈길을 끌었다. 법복을 입은 달라이 라마는 25분간 강론을 통해 세계를 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종교가 결코 "장식물"이 돼서는 안되며 인간 개인의 가슴속 깊이 내면화돼야 한다면서 비폭력, 자비와 용서를 강조했다. 9.11 추도예배와 함께 달라이 라마의 강론이 거행된 워싱턴 대성당에는 이례적으로 7천 인파가 모여 달라이 라마의 강론을 청취했다는 것. 약 3천500명은 대성당안에 자리를 잡았으나 나머지 3천500여명은 장소가 비좁아 성당 밖에서 확성기를 통해 달라이 라마의 강론을 들었으며 이날 강론은 영어와 티베트어로 진행됐다. 지난 5일부터 서부 샌프란시스코와 인디애나 주 블루밍턴을 거쳐 이 곳에 도착한 달라이 라마는 워싱턴에 이어 뉴욕과 보스턴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다. 달라이라마가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워싱턴과 베이징 당국은 그의 방미 활동을 둘러싸고외교적 마찰을 계속 빚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