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가 주상복합아파트의 새로운 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과 부산지역에서 주상복합아파트 공급에 치중했던 업체들이 하반기 중 대구에서 대규모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이처럼 대구지역에 앞다퉈 진출하는 배경에는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데다 주상복합 수요가 다른 지역에 비해 두터운 점이 작용하고 있다. D건설사 관계자는 "시장포화 상태에다 공급부지 확보 어려움까지 겹친 서울과 부산에 비해 대구는 주상복합의 신흥시장이라 매력이 크다"며 "특히 지역 업체들의 위축으로 시장이 무주공산 상태여서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복합 열기 대구 상륙 지난달부터 대구시 동구 신천동에서 분양중인 '현대하이페리온'은 현재까지 계약률이 서울과 맞먹는 80% 수준을 웃돌고 있다. 지상 29∼32층 4개동에 아파트 3백14가구가 들어서는 하이페리온은 평당 8백10만원선의 고가 분양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사가 짓는 고급형 주상복합이라는 점 때문에 수요층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 중구 대봉동에서 8백67가구 규모의 '센트로팰리스'를 분양한 대아건설의 계약률도 90%선에 달하고 있다. 최근 분양된 주상복합의 분양가가 이처럼 높게 책정되면서 후광효과를 보는 주상복합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분양된 대우건설의 침산동 드림월드의 경우 5백만원대의 낮은 분양가 덕택에 현재 로열층 웃돈이 3천만원선에서 형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률에는 다소 허수가 있겠지만 그동안 주상복합에 대해 보수적이었던 대구시장이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하반기 시장 쟁탈전 예고 이달부터 연말까지 무려 2천8백여가구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집중 분양될 예정이어서 업체간 시장 쟁탈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신흥시장인 데다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묻지마'성격의 가수요가 적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지역과 단지규모에 따른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지에서는 대구의 '강남'격인 수성구에서 대우건설과 지역건설사인 화성산업이 펼치는 분양경쟁에 관심을 쏟고 있다. 대우건설이 두산동에서 9백61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을 오는 10월 말께 공급예정인 가운데 대구 최대건설사인 화성산업도 10월에 수성구 사월동에서 7백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조망권보다 향을 중시하는 대구 수요자들의 정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형 건설사와의 경쟁에서도 자신있다"며 "특히 중앙 건설사들이 마구잡이로 올려놓은 분양가를 5백만원 후반대로 대폭 낮춰 실수요층을 파고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