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강성 노동조합이던 미국자동차노조(UAW)가 부드러워졌다. 노조원이 줄어드는 데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약진으로 미국 자동차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면서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은 12일 UAW가 '빅3'로 불리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3대 자동차 회사와 공동으로 노사 협상을 조속히 타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UAW는 특히 현 계약에서 금지하고 있는 공장 폐쇄 등을 일부 수용하고 임금 인상 요청을 자제하며 근무조건 변경을 받아들이기로 하는 등 기존 강경한 입장에서 후퇴,신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은 현 계약이 끝나는 14일 밤 12시 이전에 이례적으로 새로운 협상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UAW의 이 같은 협상 태도는 빅3 중 취약한 한 곳을 선정,시한을 넘기면서 노조에 유리한 안을 이끌어낸 뒤 다른 두 곳에 똑같이 적용토록 해온 그간의 관행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UAW의 새 회장인 론 고틀핑거가 투자자들이나 언론,그 밖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노조가 기본적으로 회사와 이해를 같이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빅3와 공동으로 조기 타결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UAW가 달라진 것은 현지법인 외에는 미국 공장에서 노조가 없는 도요타가 다임러크라이슬러를 추월하는 등 일본 자동차 회사의 약진이 눈부시고,UAW의 회원수가 1980년 1백50만명에서 지난해 70만명으로 줄어드는 등 회사나 노조 모두 경쟁력 하락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