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최악의 상황인 데다가 태풍 '매미'까지 휩쓸고 가 민심이반이 심각함을 느꼈다."(한나라당 의원) "노무현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실망감이 혼재하는 분위기였다."(민주당 의원) 추석 연휴를 지역구에서 보내고 온 여야 의원들은 지역민들로부터 이 같은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면서 "정치권이 더 늦기 전에 대오각성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여야 의원들이 전한 '추석민심'이다. ◆민주당=민주당 의원들은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데 대한 지역민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전했다. 그러나 신당갈등과 관련,신·구당파 의원들은 각기 다른 민심을 전해 대조를 이뤘다. 정세균 의원(진안·무주·장수)은 "잦은 비로 흉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경제살리기에 시급히 나서달라는 주문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강운태 의원(광주 남구)은 "현 정부에 대한 실망감과 허탈감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신당 논란과 관련,중도적 입장인 강 의원은 "당을 쪼개서 함께 죽으려 하느냐는 비판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충조 의원(여수)은 "여당은 이전투구에 정신없고 야당은 국정 발목잡기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정치인들은 민생경제부터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반면 신당파인 이강래 의원(남원·순창)은 "지역민들이 당무회의가 구당파에 의해 두 번씩이나 물리적으로 저지된 데 대한 실망감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이상수 의원(서울 중랑 갑)도 "지역당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을 주로 받았다"며 신당지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나라당=한나라당 의원들은 경기침체와 태풍 '매미'피해에 대한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그 책임을 현 정권에 돌렸다. 당내 '물갈이론'에 대해선 의원들의 입장에 따라서 해석을 달리했다. 정의화 의원(부산 중·동)은 "노 대통령이 끝까지 갈 수 있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여권의 신당창당 움직임이 부산지역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택수 의원(대구 북을)은 "국민들이 노 대통령에 대해서 실망하고 있다"며 "특히 신당창당을 주도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웃기는 사람들이라고 치부하더라"고 전했다. 이상배 의원(상주)도 "정부 여당이 이제 신당놀음은 그만두고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밝혔다. 당내 '용퇴론' '5,6공 퇴진론'에 대해선 찬반 양론이 분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은 "5,6공 용퇴론에 대해서 찬성하는 사람이 많았으며,젊은층 사이에서는 전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신경식(청원) 의원은 "당선위주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말했고,박승국(대구 북갑) 의원은 "용퇴론이나 물갈이론과 관련해서는 '젊은 사람들이 건방지다' '경륜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다"고 가세했다. 김형배·박해영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