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강타] (피해현황) 500만명 암흑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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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13일 새벽사이 한반도를 관통한 초강력 태풍 '매미'가 지나간 자리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매미'로 인해 전국에서 85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도로유실 등으로 인한 재산피해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속 40m를 웃도는 강풍의 영향으로 전국 1백47만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겨 부산과 울산·경남,대구·경북,전남,제주 등 남부지방 5백만명의 주민들이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불안에 떨며 공포의 밤을 보내야 했다.
◆인명 및 재산피해=중앙재해대책본부는 13일 오후 10시 현재 사망 58명,실종 27명 등 8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12일 전남 여수시 화양면 용주리 유호연씨(77)의 단독주택이 산사태로 인해 매몰되면서 박인심씨(74·여)가 숨지고 유씨가 부상당했다.
경남 통영에서는 김대봉씨(64)가 선박충돌로 실종되는 등 모두 11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재산 피해도 잇따라 제주도와 대구 등지에서는 2천1백19가구가 침수되거나 파손됐고1천4백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제주도에서는 항구에 정박중이던 선박 18척이 침몰하고 8척이 좌초되는 등 전국적으로 88척의 선박이 피해를 입었다.
또 서귀포 서귀항 등 방파제 4백5m가 유실되고 서귀포 88올림픽 경기장 지붕과 남군 종합경기장 기념관 지붕이 파손됐다.
경남 함안과 창녕,밀양 등 남부지방 농경지 8천4백94ha가 침수되고 비닐하우스 33개 동과 축사 11동이 무너지기도 했다.
◆1백47만가구 정전='매미'가 동반한 강한 비바람으로 전국 곳곳의 고압선이 끊어져 정전사고가 속출해 경남 52만 가구와 부산 33만 가구 등 1백47만 가구에 대한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울산 지역도 한전선로 1백20개 가운데 40%인 48개 선로가 끊어지고 변압기가 고장나 15만여 가구가 암흑 속에서 고통을 겪었다.
경남지역도 태풍이 상륙한 사천지역을 비롯해 남해와 마산 등 도내 전역에서 전신주가 부러지고 전선이 끊기면서 55만3천여 가구가 정전됐다.
한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현재까지 1백23만가구에 전기공급이 재개됐으며,나머지 24만여가구도 이날 중 전기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경남 거제,마산,창원,울진 지역은 송전철탑이 오는 16일께 복구가 완료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전기를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도로 및 철도 유실=도로 및 철도도 곳곳이 끊겼다.
12일 오후 7시10분께부터 전라선 순천∼여수 구간이 불통되면서 철도청이 버스를 이용해 승객을 수송했다.
또 영동선 영주∼강릉 간과 중앙선 단양∼단성 간,태백선 제천∼동백산 간,여천선 흥국사∼남해화학 간 등 모두 6곳이 끊겼다.
특히 중앙선 단양~단성 구간에서 새마을호 3량이 탈선, 승객 28명이 다쳤다.
고속도로는 중부내륙선 마산방향 28.9㎞ 지점과 중앙선 대구방향 1백32.5㎞ 지점 등 두곳이 끊겨 차량들이 국도로 우회 통행하기도 했다.
상당수 바닷길도 끊겨 전체 연안 여객선 96개 항로 1백35척 가운데 27개 항로 38척이 결항됐다.
사회부 전국종합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