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3일 중국이 조기에 변동환율제를 도입하기보다는 위안화를 평가절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이 달러에 대한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고 변동환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미국측의 입장과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EU 재무장관들은 이날 이탈리아 스트레사에서 회담을 갖고 "중국 위안화 환율의 급작스런 변동은 국제 금융시장에 불안을 촉발시킬 수 있다"며 "위안화 환율을 시장가치에 맞춰 조정하는 문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EU재무장관들은 중국이 EU 및 미국과의 교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위안화의 평가절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인식을 같이 했다. 빔 뒤젠베르크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기자회견을 통해 "보다 유연한 환율시스템으로 옮겨가는 것은 매우 신중한 계획에 따라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위안화의 변동환율제 전환에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그는 그러나 "중국뿐 아니라 사실상 모든 동아시아 국가들이 자국통화를 미국 달러화에 고정시켜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EU측이 '위안화의 변동환율제 전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이 위안화에 대한 절상압력을 높일 경우 자칫 환율전쟁을 초래해 미국과 중국의 틈새에서 유럽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위안화가 변동환율제로 전환되면 상대적으로 대중국 무역적자가 큰 미국(지난해 4백27억달러)이 EU(96억달러)보다 혜택을 볼 것이란 분석도 깔려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