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강타] 산업현장 "휴일은 없다" .. 피해복구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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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울산과 부산,대구 등 경상남·북도 지방의 피해 업체 임직원들은 14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비상 출근,피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작업이 예정됐던 생산직 5천여명 외에 부장급 이상 전 간부와 일부 과장이 출근해 유실된 북방파제와 침수된 89 도크 펌프실,무너진 벽 등을 복구하는 데 힘을 쏟았다.
또 건조중이던 30만t급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선(FPSO)이 인근 현대미포조선 안벽까지 밀려가 건조하던 3만7천t급 석유화학운반선을 들이받은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부유식 원유정제 저장운반선과 석유화학운반선 모두 보험에 들어 피해보상이 가능하다"며 "15일부터 정상 조업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현대미포조선도 이날 1천여명의 근로자가 출근해 파손된 안벽과 담,선박 건조야드 등을 복구하는 한편 태풍으로 파손된 선박 건조장 안벽에 대한 정밀 수중안전조사를 벌였다.
민수현 현대미포조선 총무부장은 "현재로선 예상 외로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워낙 태풍이 강했던 만큼 정상 조업에 앞서 철저한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태풍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울산,온산 공단 유화업체 임직원들은 태풍 내습 이후 계속 정상적으로 출근해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정전으로 정유공장,자이렌 센터 등 9개 공장라인 모두가 완전 중단됐던 에쓰오일은 이날도 고체화된 연료를 제거하면서 내부 생산라인 기계 전반에 손상이 가지 않았는지를 정밀 조사했다.
회사 관계자는 "유화공장 특성상 정전이 되면 액화상태로 배관을 흐르던 제품이 고체화돼 다시 공장을 가동하려면 이를 일일이 녹여야 하기 때문에 정상 가동에는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역시 정전으로 6개 정유계통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던 SK는 이날 1기의 중질유 분해공정의 가동을 정상화하는 등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어 늦어도 16일까지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전으로 일부 공정이 중단됐던 삼성정밀화학,태광산업,효성울산공장 등도 거의 정상화됐고 스팀 공급이 끊겨 가동이 중단됐던 한국바스프,코오롱유화와 카프로 등도 대부분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강풍에 지붕과 담 등이 파손된 태화금속주방과 동진기업,코스모화학 등 중소기업 역시 근로자들이 출근해 복구작업에 나섰다.
부산지역 피해업체도 회사 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사하구 감천동의 한일냉장은 이날 50여명의 전직원이 출근해 공장정리에 땀을 흘렸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태풍으로 냉동창고 1,2층이 침수돼 원료 5억원어치와 제품 12억원,기계류 12억원 등의 손실을 입었다"며 "남은 기계라도 닦고 조이고 해 내일 오후부터 정상가동에 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하구 신평동의 대한제강도 공장 건물 지붕 일부가 파손돼 이날 아침 일찍부터 기중기반과 보수반 40여명이 출근,지붕을 보수하고 기계를 시험가동했다.
회사측은 피해가 커 정상가동까지는 하루이틀 더 걸릴 것 같다며 15일 전직원이 출근하면 공장 대청소부터 시작해 회사를 정상화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또 대구 성서공단과 달성공단에 입주한 업체 중 정전사고와 침수피해를 입은 3백여개 업체도 이날 일제히 임직원들이 나와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김태현·신경원·하인식 기자
hyun11@hankyung.com